불어난 압록강에 국가밀수도 ‘속수무책’…수입품 가격 상승

김정은 삼지연 현지지도로 차단된 이후 지금껏 재개되지 않아…"장마당 또다시 활기 잃어"

2019년 8월 폭우로 인해 북중 접경지역 두만강의 수위가 올라간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국가밀수가 어려워지면서 수입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국경 지역에서 이뤄지던 밀수가 어려워지면서 혜산시에서 전자제품을 비롯한 모든 수입 상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삼지연시 현지지도를 계기로 차단됐던 국가밀수가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혜산시 국경 무역·밀무역 오는 20일까지 전면 차단…왜?)

원래는 지난달 21일부터 국가밀수가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장마철 폭우로 인해 압록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국가밀수가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초기에는 국가적 조치로 인해 국가밀수가 차단됐으나, 이후에는 자연 현상으로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압록강 수위가 높아지면 그만큼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에 물건을 안전하게 운반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과거에도 장마철에 압록강 물이 불어 국가밀수가 며칠씩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기록적인 폭우로 압록강 홍수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정도니 국가밀수 또한 중단될 수밖에 없고 재개 시점 또한 미지수라고 한다.

이런 실정에 냉풍기, 냉동기와 같은 전자제품과 차량 부속품 등 수입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혜산시에서 2500위안(한화 약 47만원)에 판매되던 극동기는 최근 500위안 오른 3000위안(약 56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지난달 2000위안(약 37만원)이던 자동차 타이어 역시 2400위안(약 45만원)으로 400위안 올랐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극동기나 냉동기 등 계절가전은 여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르지 않는데, 현재는 상품이 유입되질 않으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외에도 수입 과일이나 설탕 등 수입 조미료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상인은 물론 일반 주민 모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소식통은 “가격이 오르면 구매하려는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상품이 잘 팔리지 않게 돼 장사꾼들의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며 “국가밀수를 통해 수입 상품이 들어올 때는 장마당도 활기를 띠었는데 지금 또다시 활기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과거에는 장마당에서 안정적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었는데 점점 가면서 장마당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가밀수는 물론 빨리 개인 밀수도 활성화돼 상품 유통이 활발해져 돈벌이가 잘되는 이전의 장마당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