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서 수입한 뜨개실·코바늘 정치범수용소로 보낸 이유는?

신흥무역회사, 최근 중국으로부터 대량의 임가공 주문 받아… 제품은 교화소·정치범수용소 수감자 ‘공짜’ 노동으로 생산될 예정

북한 주민이 만든 구슬 공예품. 북한 무역회사들은 중국에서 임가공 주문을 받은 뒤 부자재를 수입해 가공 후 역수출하는 방식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사진=데일리NK

북한 무역회사들이 수감시설 노동자를 통해 임가공품을 생산하고 이를 중국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외화벌이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도 북한의 대형 무역회사가 중국으로부터 이 같은 방식의 임가공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조선신흥무역회사 라선(나선) 지사가 대량의 수공업품 주문을 받고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돌입했다”며 “이 주문품들은 모두 교화소와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서 생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무역회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중국 대방(무역원)을 통해 수공업품 제작에 필요한 자재를 수입하고 있는데 이들이 수입한 부자재는 수입 즉시 노동교화소와 관리소(정치범수용소) 등 수감시설로 운송되고 있다.

조선신흥무역회사가 중국 대방들과 계약을 할 때부터 해당 물량은 북한의 수감시설 수용자들을 통해 생산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은 중국에서 임가공품 부자재를 수입한 뒤 이를 가공해 중국에 역수출하는 방식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데, 본보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북한의 임가공품 중 30%가 교화소나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다고 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외화벌이 효자 상품 가발·속눈썹, 수감자 강제노동 산물 | DailyNK)

북한 무역회사가 중국 대방과 임가공 주문 계약을 할 때부터 해당 주문은 수감시설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점을 밝힐 만큼 최근 북한에서 수감자들의 강제 노동을 통한 수공업품 생산이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신흥무역회사 나선 지사는 현재 주로 0.1~3mm 크기의 코바늘과 다양한 색상의 실 등 손뜨개 제품에 필요한 자재를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역회사는 자재를 교화소나 관리소에 전달하면서 중국 대방들이 요구하는 규정과 원칙대로 생산할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소식통의 표현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각 교화소 및 관리소에 “단 한 개의 불량품도 포함되지 않게 하라”는 ‘닦달질’을 하고 있다.

수감자들이 임가공품을 생산할 경우 인건비가 들지 않고 생산 과정을 관리·감독하기가 쉬워 북한 무역회사들은 수감시설을 통한 임가공 사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자들의 강제노역으로 북한 무역회사와 당국이 손쉽게 외화를 벌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 무역회사는 앞으로 3개월 동안 매달 완성된 가공품을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체 주문 물량을 한꺼번에 수출하지 않고 완제품이 생산되는 즉시 매달 수출을 진행할 만큼 북중간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소식통은 “이번에 신흥무역회사가 받은 뜨개 제품 주문이 워낙 많아 외화 수익도 많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교화소나 관리소를 통한 가공제품 생산과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