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폭우로 하수도 역류해 곳곳이 ‘분뇨 천지’… 위생 문제 심각

소식통, “비 올 때마다 하수도 넘치더니 이번에는 하수도 역류로 시 전체가 변소간 같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폭우로 수해를 입은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홍수 피해 사진을 다수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말 기록적인 폭우로 북한에 심각한 수해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북한 곳곳에서 하수도가 역류해 주민들이 악취로 고역을 치르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청진시 인민위원회가 이번 수해로 문제가 드러난 하수도망의 실태를 점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에서는 지난달 말 내린 폭우로 시내 대부분의 하수구에서 역류 문제가 발생했다.

주택과 아파트 등 각 살림집에서 변기물이 거꾸로 올라오는 것은 물론이고 길가에 있는 하수도까지 역류해 도로에도 분뇨가 넘쳐 흘러 걸어다니는 것조차 힘들다고 한다.

청진시 모든 주민이 코를 잡고 다닐 만큼 시내 전역이 분뇨로 가득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도시 곳곳에 분뇨가 넘쳐 흐르다보니 질병 확산에 대한 위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청진시에서는 매년 비가 올 때마다 하수구 역류 문제가 발생해 주민들의 고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폭우로 하수도 역류 문제가 시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청진시가 하수도망 개선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 인민위원회는 이번 하수도망 실태 점검을 위해 개최한 회의에서 “하수도로 인해 모든 위생이 악화되어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청진시는 인력과 기계를 동원해 하수도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시인민위원회는 하수구를 뚫고 도로까지 흘러 넘치고 있는 인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개인 변소와 공동 화장실을 돌면서 액체 및 가루형 소독약을 살포하는 등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청진시당과 시인민위원회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 위생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시내 모든 기관과 기업소, 여맹 조직에 “수도관에서 흙탕물이 나오고 있어 이 물을 그대로 먹으면 배탈이나 식중독이 날 수 있다”며 “반드시 이물질이나 흙 앙금을 가라앉힌 후 물을 끓여서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상·하수도관이 워낙 노후돼 있어 상하수도 시스템 전체를 교체하지 않으면 하수도 역류 문제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소식통은 “당장 인분이 흘러 넘치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당과 인민위원회가 팔을 걷고 나섰지만 상수도나 하수도망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언제쯤 비가 와도 하수도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