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봄 초모(징집) 후 입대자 부족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사회초년생들을 강제 입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노동력이 갑자기 징집되면서 공장이나 농장, 탄광 등의 인력 부족 문제도 연쇄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14일 데일리NK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고급중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공장이나 농장, 탄광 등에 배치받아 일하던 20대 초반의 ‘사회진출자’들이 지난달 초 갑작스럽게 징집됐다.
보통은 사회에서 4~5년가량 일을 하다가 20대 중반에 입대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조치로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청년도 군에 가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번에 징집된 사회진출자 대다수는 20~22세 청년들로 전해졌다. 적어도 1~2년 후 군에 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들은 갑자기 떨어진 입대 명령에 상당히 당황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은 “입대 명령이 있고 일주일 뒤에 곧바로 입대한 경우도 있을 만큼 입대 조치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고급중학교를 졸업할 때 신체검사를 받기 때문에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면 입대 시 별도의 신체검사를 받지는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사회진출자들은 입대 명령이 하달된 뒤 서류 제출이나 신체검사 같은 행정 절차 없이 곧바로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봄과 가을 두 번에 걸쳐 초모가 진행된다. 4월에 진행되는 봄 초모는 대개 3월에 졸업한 고급중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고, 9월 가을 초모는 사회생활자들이 입대하는 경우가 많다.
시기상으로 7월 초는 입대 시기가 아닐뿐더러 일반적으로 사회생활자 대상 초모가 이뤄지는 때도 아니어서 이번 지시를 두고 내부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소식통은 “올해 4월 봄 초모 인원이 예년보다 크게 감소한 게 이번에 갑작스럽게 사회진출자 입대 명령이 내려진 배경”이라면서 “봄 초모생들이 입대하고보니 그 숫자가 너무 적어서 부랴부랴 사회진출자들로 입대자를 채워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회진출자들의 갑작스러운 입대로 공장, 농장, 탄광 등에 일손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진출자들은 곧 입대해야 할 대상들이라 공장 등에서도 일반 노동자들이 하기 싫어하는 궂은일을 이들에게 맡기는데, 갑자기 인원이 빠지게 되면서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적어도 한 달 전이라도 미리 통보를 해주면 이에 맞춰 작업 계획을 세울 텐데 너무 급작스럽게 인원이 빠지면서 공장, 농장, 탄광에서는 당장 일할 사람을 세워야 하는 실정이 됐다”며 “이렇게까지 군대에 갈 사람이 없는 것인가 하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