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 주둔하는 10군단 소속 군인들이 피해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10군단 군인들이 지난 1일부터 혜산시에 발생한 수해 피해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군인들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온종일 폭우로 인해 망가진 군부대 진지 보수는 기본이고 도로·철길 보수 등 여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형적으로 산이 많고 압록강을 끼고 있는 혜산시에서는 이번 폭우에 홍수와 산사태가 이어져 곳곳에서 주택과 도로 침수, 붕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10군단 군인들은 현재 여러 곳으로 나뉘어 피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선 일부는 폭우로 파손된 군부대 진지 공사를 비롯해 67호 병원(군부대 병원), 군단 간부들이 사는 부장마을 주택과 주변 도로 등 군부대 주변 보수 작업에 투입됐다.
또 일부는 산사태로 뒤덮인 철길 보수에 동원됐다. 혜산제지공장 뒤 둔덕에서는 비만 오면 돌이 굴러떨어지곤 하는데, 최근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철길이 낙석, 흙더미에 파묻혀 현재 군인들이 돌과 흙을 치우고 철길을 보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또 “춘동이나 마산동 쪽에 심하게 파괴된 도로들도 거의 10군단 군인들이 보수하고 있다”면서 “평소 잘 먹지 못해 빼빼 마른 몸으로 무더운 날씨에 땀을 뚝뚝 흘리며 일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했다.
현재 10군단 군인들은 아침 7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 외에는 별다른 휴식도 없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혜산시 주민들은 평소 도둑질을 일삼는 군인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봐 왔으나 이번에 어렵고 힘든 일에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소 누그러진 마음으로 군인들을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는 “도둑질을 당한 주민들은 군인들에게 미운 마음이 있었으나 피해 복구 사업에 연일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는 또 마음 한편에서 고마운 마음이 우러난다고 말하고 있다”며 “특히 군인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허약한 몸으로 무리 지어 다니며 작업하는 모습을 마주하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면서 청춘을 군대에 바치는 군인들을 가엾게 여기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