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남·자강·강원에도 폭우 피해…”軍 급파” 긴급 지시

김정은 수해 현장 방문 전날 최고사령부 명령 전군에 내려져…주민들은 국가의 대응 미흡에 불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28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큰물(홍수)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집중 폭우에 의한 재해 현장과 재해 예측지역의 주민 구조 및 대피 사업을 직접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을 찾아 수해로 고립된 주민들의 구조 및 대피 작업을 직접 지휘한 가운데, 바로 그 전날(27일) 폭우 피해 지역들에 인민군대를 급파할 데 대한 최고사령부의 긴급 명령이 전군에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지난 27일 오후 5시 폭우 피해 지역들에 인민군대를 총동원할 데 대한 최고사령부 명령이 전군에 하달됐다”며 “이에 따라 황해남도에는 4군단이, 자강도와 강원도에는 11군단(폭풍군단) 산하 전문공병대대와 후방, 군의 부문 비상 대응조가 파견됐다”고 전했다.

이번 최고사령부의 명령 하달은 최근 북한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수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가장 빠르게, 대규모로 동원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여력인 인민군대를 전면에 내세운 모양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명령의 주된 목적은 군대가 수해 발생 지역의 비상재해위기대응지휘조와 합세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재해 복구를 위한 현장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소식통은 “최고사령부는 이번 명령에서 인민군대가 수재민들을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할 것을 강조했다”며 “기본적으로 폭우에 고립된 주민 구조에 나설 것을 지시했고, 특별히 공병대대에는 무너진 제방이나 다리, 살림집 복구에 총력을 기울일 것과 후방·군의 부문에는 수재민들에게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 생활용품 등을 전적으로 보장해 줄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최고사령부의 긴급 명령으로 인민군대가 동원됐지만 황해남도와 자강도, 강원도에는 수해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복수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비상대책위원회는 비상재해위기대응지휘조를 통해 수재민들을 이전처럼 마을 회관이나 농장 선전실에서 집단생활을 하게 하지 말고 각 지역 당·정·군·사법기관 간부 가정이 솔선수범해서 여러 세대를 맡아 수재민들의 생활 조건을 보장해 주고, 오는 8월 15일까지 책임지고 돌볼 것을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자강도 소식통은 “물난리를 겪은 주민들은 남의 집에 들어가 며칠씩 사는 것도 헐한(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장마철이 되면 집이 떠내려가고 가을이면 다시 짓고 하는 일이 매번 반복되는 것에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강원도 소식통은 “사람들은 간부들의 집이 물에 잠긴 적은 한 번도 못 봤다면서 물난리에 피해를 보는 건 늘 힘없고 돈 없는 백성들뿐이라며 국가의 대응과 대책이 미흡한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했다.

또 황해남도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장마철이 되면 국가는 재난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만 급급하고 근본적인 치산치수 문제 해결 없이 일시적인 대책만 마련하는 것이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며 “그래서 이런 피해가 있을 때마다 국가에 대한 불신과 실망감이 더 강해진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