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비 피해 잇따라…벽 무너지고 길거리는 똥물 범벅

배수시설 열악한데 관리도 허술…장마철마다 피해 반복되지만 대책 없어 주민 고통 가중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폭우와 많은 비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긴장성을 계속 견지하며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독려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계속된 비로 북한 강원도, 황해북도 일부 지역에서 잇따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강원도 소식통은 “최근 원산시와 창도군 등 강원도 내 여러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열악한 수도 시설로 인해 물이 빠지지 못하고 올라오면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강원도 원산시와 창도군에서는 이번 장마 기간 하수구 역류로 인한 주민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일명 ‘땅집’이라 불리는 단층집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했는데, 부엌에서 흘려보낸 물이 빠지지 않고 차오르면서 며칠씩 물을 퍼내기도 하고 흙탕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씻어 말리느라 애를 먹었다는 전언이다.

창도군에서도 이와 같은 피해로 고생을 겪은 세대들이 많았다고 한다. 더욱이 이 지역은 산골짜기라 도시보다 하수도 시설이 한심해 오수가 주민 집들은 물론 길거리에도 차올라 악취가 진동하는 등 위생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여기(강원도)는 장마철만 되면 사람들의 걱정이 매우 크다”며 “하수구에서 물이 올라와 길거리가 똥물 범벅이 되는 피해가 매번 반복되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도 장마가 시작되면서 또다시 같은 피해가 발생해 사람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전했다.

매년 장마철이면 발생하는 이 같은 피해는 열악한 배수시설과 허술한 관리가 주된 원인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배수관을 아예 갈아치우는 공사를 하거나 몇 년에 한 번씩이라도 배수관에 쌓인 토사나 진흙, 쓰레기들을 청소해주는 등 정비를 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간부들도 장마철이 되면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기 먹고 살기도 바쁘니 방치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방의 이런 문제를 중앙에서라도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주면 좋겠지만, 어차피 도나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답변만 돌아올 테니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매년 장마철마다 주민들이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황해북도의 서흥군 등 일부 지역 주민들도 최근 내린 비로 크고 작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여기는 길도 포장이 아니고 다 흙으로 돼 있어 비가 조금만 와도 다니기가 힘든데 장마철엔 변소(화장실)에서 올라온 물까지 합쳐져 다니기가 끔찍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서흥군의 경우 장마철이면 토피벽돌(흙벽돌)로 만들어진 주민 집 벽이 무너져 내리는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 이번에도 몇몇 세대가 이런 붕괴 피해를 겪었다고 한다.

현재 일부 서흥군 주민들은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더 비가 내려 벽이 무너질까 봐 전전긍긍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러면서 그는 “장마철이 되면 가뜩이나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의 고통이 몇 배로 가중되는데 이 나라는 주민들의 이런 상황은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