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 상승에도 수입쌀값 안정적…식량 정책에 ‘호평’

"이제야 국가 주도 식량 공급 정책 효과 나타나"…일부는 "더 두고 볼 일" 회의적 시선 보이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월 25일 게재한 한 양곡판매소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서 북한 원·위안화 환율의 상승에도 수입쌀 가격은 큰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주민들 속에서 국가 식량 정책에 호평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1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에서 원·위안화 환율이 2000원 가까이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수입쌀 가격이 오를까 우려했는데 예상과 달리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이전에는 중국 돈대(위안화 환율)가 올라가면 수입쌀 가격도 덩달아 올랐는데, 지금은 돈대가 올라도 수입쌀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회령시에는 원·위안화 시장 환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상승했으나 수입쌀 가격은 (1kg당) 6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위안화 환율에 따라 수입쌀 가격이 움직이던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양상이다.

수입쌀 가격이 환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국가 주도의 식량 공급 정책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북한 정부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전국에 양곡판매소를 설치·운영하며 식량 유통과 판매를 적극적으로 통제·관리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개인 쌀 판매를 강하게 단속하면서 양곡판매소를 통해 시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곡물을 판매하도록 하는 등 국가 주도로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양곡판매소가 곡물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없는 때가 많았으나 현재 회령시의 한 양곡판매소는 매일 문을 열 정도로 공급량이 넉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양곡판매소에 식량이 떨어지는 일이 없는데, 이는 최근 러시아와 중국을 통해 곡물 수입을 대대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두 합쳐 1인당 10kg 미만이라는 구매량 제한이 있긴 하지만 매일 운영되고 있어 많은 주민이 양곡판매소를 찾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는 “처음에는 개인 쌀 장사꾼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양곡판매소에서 식량을 구매하라는 국가 정책에 주민들이 불만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최근 중국 돈대가 정신없이 올랐음에도 수입쌀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돼 주민들은 ‘이제야 국가 식량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며 반기고 있다”고 했다.

수입쌀 가격이 위안화 환율 상승에 영향을 받았더라면 1kg 8000원대로 올랐을 테지만, 현재 줄곧 6000원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일단 양곡판매소가 매일 운영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 주도의 식량 공급 정책이 특히 곡물 수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경 지역 회령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위안화 환율이 내리지 않고 계속 오를 때도 정책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외국에서 식량을 사 와야만 공급량을 채울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환율이 내리지 않으면 국가가 차액을 감당하면서까지 지금의 (수입 쌀) 가격을 유지할 순 없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수입 쌀 가격이 앞으로도 쭉 안정적으로 유지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