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는 고통받는 북한 동포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을 찾는 북한 동포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단 한 분도 돌려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국무회의에서 탈북민의 날 제정을 지시한 바 있다. 정부는 이후 의견 수렴을 거쳐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날(1997년 7월 14일)을 기념해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정했다.
윤 대통령은 첫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개최된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 정권은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지역에 장벽과 전기 철조망을 치고 지뢰까지 매설하고 있다”면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절규를 가로막는 반인륜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억압해도 자유에 대한 희망, 자유를 향한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다”며 “우리 정부는 자유를 향한 여러분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은 이번 윤 대통령의 기념사를 접했을까? 그렇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데일리NK는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 일반 노동자와 평양시 간부를 통해 이번 윤 대통령의 기념사가 북한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희망과 안심을 가진 노동자와 달리 간부는 이를 직접적인 위협이자 반공화국 책동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는데, 이번 인터뷰에서는 실제로 북한의 일반 주민과 간부의 시각차가 명확히 드러났다.
다음은 함경북도 국경 주민 A씨와 평양시 간부 B씨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사, 어떻게 봤나?
국경 주민 A씨(이하 A): “정말 목이 메었다. 대통령의 말은 수령의 방침 같은 것 아닌가. 얼마나 큰 힘이 나는지 모른다. 언제든 어려우면 갈 곳이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평양시 간부 B씨(이하 B): “우리 내부를 와해시키려는 적들의 전략이다. 외부에서 자꾸 우리를 이간질하고 간섭하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사람들의 탈북 시도가 늘어날 것이고 국경 연선 경비가 더 엄격해질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을 찾은 북한 동포를 단 한 분도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A: “바다보다 깊고 하늘보다 높은, 세상에서 제일 큰 희망을 준 것이다. 여기(북한)서 살기 힘들어 버티면서 탈북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전하게 도착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니까.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B: “주민들의 탈북을 부추기는 모략이다. 이런 말이 여기서 소문으로 퍼지면 국경 연선 지역의 통제와 주민 이동 단속 통제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탈북민들이 안정적으로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보호와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초기 정착지원금 개선, 탈북민 고용 기업 인센티브 제공, 맞춤형 멘토링 등이다.
A: “얘기한 것들이 정확히 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보호와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니 매우 고마운 일이다. 탈북해 한국에서 산다고 해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걸 국경 몇몇 주민은 알고 있다. 어쨌든 거기 사는 탈북민들에게는 국가적인 지원이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
B: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런 말들은 결국 우리 사회 내부에 불안정 요소를 증가시키려는 도발이며 위독(위험하고 독이 되는)한 행위다.”
-윤 대통령은 ‘북한을 탈출해 해외에 계신 동포들이 강제로 북송되지 않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강제북송 문제에도 힘쓰겠다고 공언한 것인데.
A: “주민들은 마땅히 희망적으로 받아들인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비법월경해 중국에서 신분없이 숨어 사는 사람들은 더더욱 하루를 살아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느낄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 가려고 하는데 그러다 붙잡혀 조선으로 끌려오면 더 참담하게 살지 않나.”
B: “나는 우리나라의 그 어떤 문제든 괴뢰가 개입하는 것을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 주민들에게도 이는 국가 주권에 대한 침해임을 똑바로 심어줘 혼동을 가져올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한 한국 정부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정말 감사하다. 이날이 여기 우리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것처럼 거기 탈북민들에게도 큰 힘이 되면 좋겠다. 여기에서도 많은 사람이 이 소식을 듣고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B: “이런 날을 제정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단결을 이간질하고 혼란에 빠뜨리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괴뢰 정부는 더 이상 많은 사람을 허튼수작으로 유혹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