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안북도 의주 국경 지역에 주둔하는 국경경비대 초소 인원이 불시에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를 눈감아주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전언이다.
19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 12일 의주군 국경경비대 초소 병력에 대한 불시 인원 물갈이가 이뤄졌다”며 “이번 갑작스러운 인원 교체는 최근 의주군에서 발생한 밀수꾼 행불(행방불명) 사고가 원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의주에서 활동하는 한 남성 밀수꾼은 평소 안면이 있는 국경경비대 초소 군인들에게 뇌물을 주고 국경경비대의 묵인 하에 밀수에 나섰다.
주민들의 밀수를 통제하는 것이 본래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임무지만, 북한에서는 국경경비대가 밀수꾼들이 건네는 뇌물로 생활을 유지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밀수를 눈감아주고 돈을 받아 챙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압록강을 통해 밀수품을 중국에 넘기던 이 남성이 행방불명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남성의 가족들이 군(郡) 안전부에 실종 신고를 했고, 안전부가 행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밀수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해당 지역 국경경비대 초소 군인들은 물론이고 지휘관까지 비리를 저질러왔다는 게 밝혀지고 국가보위성에까지 이 일이 보고되자 국가보위성은 평안북도 국경 지역 국경경비대 초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에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은 다른 지역의 국경경비대 초소들에서도 이런 불법 행위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지 조사에 나섰다”며 “이 과정에서 철산에 주둔하는 국경경비대 초소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불시 초소 인원 교체 명령이 함께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국가보위성은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국경경비대 초소 지휘관과 군인들에 대해 철직, 강등 처벌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제기된 국경경비대 부대에서는 철저한 검증을 거쳐 새로운 초소 근무 병력을 배치하면서 앞으로 철저한 관리와 감독을 통해 불법 행위를 방지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이 나선 만큼 한동안 평안북도 국경 지역에서 밀수가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들은 이전에도 있었는데 밀수가 완전히 끊긴 적은 없었다. 국경경비대도 결국에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밀수 통로를 열어주고 뇌물을 받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의주군 국경 지역에서 행방불명됐던 남성 밀수꾼은 며칠 뒤 압록강에서 익사 상태로 발견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