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부터 대남·대미 적개심을 고취하는 강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 수위도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내내 기업소 월요일 집중학습 시간에 각종 반미·반괴뢰 계급 교양 강연이 진행됐는데 이달 들어서도 월요일 집중학습 주제가 반괴뢰 교양 일색”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일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의 한 3급 기업소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강연자는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현명한 영도와 희생적인 헌신에 의해 최근년간 우리 공화국의 국력은 정말 사상 최고의 경지에 올라섰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뒤이어 그는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하며 마치 당장 전쟁이라도 날 듯한 분위기라며 긴장감을 조성하더니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대남·대미 적개심을 고취하는 강연은 매년마다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 특징적인 것은 윤 대통령에 대한 비난 수위나 횟수가 이전에 비해 훨씬 높아진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남조선(남한) 대통령을 가장 마지막에 언급하곤 했는데 올해에는 강연 내용의 80%가 남조선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었다”며 “강연이 진행되는 1시간 내내 비난을 듣고 있어야 할 정도”라고 했다.
다만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 같은 강연에 정작 주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강연에 참석한 한 주민은 “70년도 넘게 전쟁한다고 했는데 어디 전쟁이 일어났냐. 이젠 전쟁 소리만 들어도 진저리난다”며 “지금처럼 살기 힘들 땐 차라리 전쟁이라도 콱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주민은 강연에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식으로 이름을 지어줬다는 말을 들은 것을 언급하며 “옛날에 일본이 조선 인민에게 창씨개명을 강요했는데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이름을 준다고 받는 것이 의아하다. 결국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소식통은 “한국에 오물을 보냈는데도 그쪽에서 가만있는 것을 보면 한국이 전쟁을 하려 한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며 “조직에서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강연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주민들의 궁금증만 더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