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무역업자들, 늘어나는 물류비·대북제재에 밀수 통로 모색

단둥~신의주 육로 대신 자강도 중강~지린성 린강 간 선박으로 밀수할 수 있는 통로 개척 나서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를 통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차량이 넘어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활동하는 북한과 중국의 무역업자들이 물류비용 상승과 대북제재로 인한 수출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통로 개척에 뛰어들었다는 전언이다.

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의 무역업자들은 신의주~단둥 간 육로를 활용한 물류 송달 비용 상승으로 자강도 중강군과 지린(吉林)성 린장(臨江)시 사이에 새로운 선박 밀수 통로를 뚫어 물건을 보내고 들여오려 하고 있다.

선박 밀수를 통해 갈수록 늘어나는 육로 물류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돈벌이가 되는 대북제재 품목 수출입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신의주와 단둥에서 각각 활동하며 임가공품, 생활필수품, 식료품, 경공업품, 의약품 등을 수출입하고 있는 북중 무역업자들은 현재 중국 운송업자를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북한에서 중국으로 물건을 들여보내거나 들여가고 있다.

예컨대 중국 무역업자가 원자재를 북한으로 들여보내고 북한 무역업자가 이를 받아서 임가공품을 생산해 중국으로 다시 내보낼 때 운송업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kg당 약 40위안(한화 약 7500원)으로, 중국과 북한 무역업자가 3:2 비율로 각각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톤에 해당하는 물건을 보낸다고 가정하면 그에 따르는 물류비용만 4만 위안(약 750만원)이 되는 셈이다.

소식통은 “물류비용은 코로나 이후 크게 상승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두 배가량 뛴 상태”라며 “이 때문에 북중 양측 무역업자들이 상당한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북중 양측 무억업자들은 소위 돈이 되는 광물, 전자제품, 사치품 수출입에 관심이 많지만,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해 신의주~단둥 간 육로를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수출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한 중국 측 세관에서 이를 엄격하게 검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주에 있는 한 무역회사 지도원은 “개당 13전 하는 임가공품을 수출하는 것만으로는 돈을 벌기가 어려워 여기에 돈이 되는 물건을 몰래 섞어 내보내기도 하는데, 그러다 세관에서 걸리면 추가적으로 통관세를 내거나 벌금을 내야 해 세관을 통하지 않고 밀수를 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중국 무역업자들도 북한의 값싼 광물 자원을 수입하고 싶어 하지만 공식 루트로 수입하면 대북제재 품목이라는 이유로 세관 단속에 걸릴 가능성이 커 비공식적인 루트로 밀수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로 신의주와 단둥의 북중 무역업자들은 지난 3월 초부터 중강군과 린장시 간의 선박 밀수 통로를 개설하기 위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은 1990년대 이후 목재, 농산물, 정광 등의 밀수가 이뤄지는 주요 통로로 알려진 곳이다.

여기에는 현재도 여러 외화벌이 기관이 상주해 있는데, 텃세가 매우 심해 새로운 무역회사나 업자들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무역업자들은 밀수 통로 개척 사업이 성공하기만 하면 육로로 보낼 때보다 물류비용을 50%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고, 대북제재 품목을 주고받는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돼 외화벌이 수입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