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사용 기한이 지난 중국산 피임약과 피임기구가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함경북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최근 청진시에서 피임약과 콘돔이 개인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거래되고 있는데, 주요 구매층은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학생이나 청년들”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에서는 고급중학교 학생들부터 젊은 청년층 사이에 피임약과 피임기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소식통은 “성관계를 잘못 가졌다가 임신하게 되면 소파수술(임신중절수술)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 드는 돈이 50위안(한화 약 9만 5000원) 이상”이라며 “그런데 피임약을 먹거나 콘돔을 쓰면 돈을 절약하면서도 임신에 대한 걱정은 줄일 수 있으니 학생들이나 청년들이 피임약이나 콘돔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청진에서 피임약은 두 알에 북한 돈 1만 원(한화 약 1000원), 콘돔은 개당 8000~1만 원(한화 약 760~1000원)에 암거래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문제는 판매자들이 사용 기한이 3~4년이나 지난 피임약과 피임기구를 팔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피임약이나 콘돔을 판매하는 이들은 사용 기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일 없다(괜찮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판매하고 있다”며 “물건에 문제가 있어도 학생이나 청년들이 찾아와 따지고 들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여기(북한)는 아무리 성인이라고 해도 결혼 전 성관계를 가지는 것을 창피한 일로 여겨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한다. 성인이 그럴진대 학생들이 성관계할 때나 쓰는 물건을 산다는 것은 더욱 감춰야 하는 일이 아니겠냐”며 “물건에 문제가 있다고 따지고 나섰다가 성관계했다는 사실이 다 까밝혀질까 봐 두려워 찾아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나 청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사용 기한이 지난 피임약을 먹거나 피임도구를 쓰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에 구매하지만, 정작 아무런 효과도 없고 이상한 냄새가 나 “괜히 돈 버렸다”며 불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런 물건이 어느 통로로 어떻게 들어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기간이 다 지나 버려진 것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돈 버는 데만 눈이 먼 사람들 때문에 학생들이나 청년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