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모내기 총동원이 끝나자마자 앞그루 작물인 밀·보리 수확을 위한 농촌지원 총동원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앙의 일꾼들이 농장들에 파견되면서 현지 농장 일꾼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6월 7일 모내기 전투가 끝나는 동시에 밀·보리 앞그루작물을 가을하기 위한 전투를 진행하라는 지시와 함께 중앙의 간부들이 농장들에 직접 내려가 농장 일꾼, 농장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농장의 실정을 파악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모내기 총동원이 끝난 이후 곧바로 밀·보리 수확 총동원이 진행돼 현재 중앙의 일꾼들이 평안남도 현지 농장들에 내려와 있는 상태다.
북한은 현지 농장까지 매일 차량으로 오가며 드는 기름과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면서 중앙의 일꾼들이 아예 보름간 현지에서 먹고 자며 농촌지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이른바 ‘현장 침식’을 통해 중앙의 일꾼들이 농장 일꾼, 농장원들과 부대껴 일하면서 긴밀하게 소통하고, 밀·보리 수확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나 애로 사항들을 즉각적인 지시와 조율로 해결해 나가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중앙의 일꾼들이 현장에 내려와 농장 일꾼들을 대동하고 농장의 이모저모를 다 확인하고 사사건건 다 감독하고 있어 농장 일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현장에 나와 있는 중앙 간부들은 농장 일을 구체적으로 알지도 못하면서 작업에 끼어들어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고 있는데, 현지 실정과는 맞지 않는 것들이 많다”며 “농장 일꾼들은 일일이 중앙 간부들에게 설명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지시하기도 두려워 숨이 막힌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도안의 일꾼들도 아니고 현지 실정에 아예 깜깜한 중앙의 일꾼들이 직접 내려와 있으면서 이것저것을 자꾸 캐묻고 확인하려 하니 농장 일꾼들은 마치 감시받는 듯한 느낌이라며 압박감도 호소하고 있다.
소식통은 “농장 일꾼들은 중앙 간부들이 내려온 것이 오히려 앞그루 작물 수확 전투에 데 지장을 준다면서 한탄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중앙의 일꾼들은 수확물에 상당히 관심을 보이고 있어 농장 일꾼들이 불편해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봄 씨붙임 시기에 개인들에게서 꾸어 쓴 돈을 수확물로 물어야 하는 농장 입장에서는 행여나 빚을 청산하는 일에 차질이 빚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