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물 풍선을 또다시 살포한 데 대응해 우리 군이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우리의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에 대해 새로운 대응을 예고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 9일 김여정은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 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데일리NK는 김여정의 대남 위협을 다양한 경로로 접한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 A씨(40대 남성)와 중국 거주 탈북민 B씨(50대 여성)에게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김여정의 발언과 북한의 대남 행동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비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A씨, B씨와의 일문일답
- 김여정 발언에 대한 견해
-김여정은 한국이 대북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을 병행할 경우 새로운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북한 내부 주민들에게는 이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나?
A: 망신스럽다. 조선에 우호적인 러시아 현지 사람들도 우리(북한 파견 노동자)를 보고 “너네 까레이(조선)는 전 세계적으로 없는 더러운 행동을 하는데 2000만 넘는 주민들이 김여정 짓을 가만 놔두는 것도 비상식적이다”라며 비웃는다. 안(북한 내부)에서도 만약 이 일을 알고 있다면 크게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이런 발언이 오히려 우리나라(북한) 사람들에게는 불안일 것이다.
B: 김여정의 발언은 전혀 놀랍지 않다. 북한 내부에서는 정세가 긴장하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민들은 이런 것에 이미 무뎌진 지 오래다. 이런 발언이 내부를 결집하는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은 국가도 알고 있을 것이다.
- 김여정의 추가 대응 예고에 대한 견해
-김여정이 언급한 ‘새로운 대응’은 어떤 것이 될까?
A: 핵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믿고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국가적으로는 무력 충돌이 주민들에게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불안을 조성해 대남 적개심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B: 무력을 쓰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북남(남북) 정세가 악화될 것이고, 전민이 동원된 태세를 갖추라고 인민들을 들볶을 것이다. 결국에는 먹고 살기 힘든 인민들의 불만만 더 키울 뿐이다.
-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행위에 대한 견해
-김여정이 1400여 개의 기구를 이용해 7.5톤의 휴지를 국경 너머로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또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A: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정말로 비상식적이다. 오물도 없는 나라에서 연속해 오물을 보내려면 전국적으로 모아도 그 양이 부족할 것이다. 퇴비도 보냈다고 들었는데, 내부에서는 매해 연초 퇴비 전투 때 바칠 퇴비가 부족해 돈 주고 사서 바칠 때도 있다. 퇴비를 아깝게 한국에 보내지 말고 논밭에 내서 농사 잘 지어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나 해결했으면 한다.
B: 내부와 통화해 보면 요새는 휴지 조각, 천 조각 모두 재자원화하라는 방침으로 다 수매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도 계속 보내면 바닥날 것이다. (북한) 내부 주민들은 수매로 매일 들볶이는데 정작 수매 자원을 한국으로 날려 보내 낭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혀를 찰 것이다.
-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한 견해
-한국군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또 확성기 방송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A: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면 최전연(최전방) 군민(軍民)이 직접 듣고 이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매우 불안해할 것이다. 그 방송은 당과 국가의 거짓 선전을 깨뜨릴 힘이 있다. 우리도 해외 나오는 첫 순간 조국(북한)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 배신감이 들었는데 안에 둔 가족이 인질로 잡혀있어 나오지(탈북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간다. 하지만 돌아가더라도 국가의 선전이 가짜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국가는 전연에서 방송 내용이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강력한 통제와 검열을 할 것이다.
B: 확성기 방송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접하게 하고 국가의 선전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강력한 사상 교양과 선전을 할 것이다.
- 북한의 대남 전략에 대한 견해
-최근 북한이 한국을 향해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북한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보는지?
A: 한국을 향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전략이 국가에 있어서 손해를 가져올 것 같다. 친한 러시아 사람들에게도 웃음거리가 되는 오물 풍선 살포가 도를 넘어 무력 충돌로 이어진다면 외부로부터의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B: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지속되면 조선(북한)에는 분명 손해가 될 것이다. 여기 중국 사람들도 김여정에게 ‘무뢰한’이라고 하는 정도인데, 이런 행동이 계속된다면 조선이라는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비상식적인 나라로 더 각인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