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에 거주 중인 탈북민들에 대한 중국 공안의 겁박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안은 북송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탈북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0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최근 공안이 탈북민들에게 ‘북송되지 않으려면 조용히 살라’고 위협하고 특히 한국에 가려다 붙잡혀 감옥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탈북민들에게는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며 심하게 겁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공안의 겁박성 발언은 지난달부터 심화했다. 그동안에는 “복잡하게 놀지 말고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좋다”는 등 조언해주는 식이었는데, 지난달부터는 아예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경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지린(吉林)성에 살고 있는 한 탈북민은 “코로나 때 한국으로 가려다 두 번이나 공안에 잡혔다가 풀려나서인지 감시나 관리가 다른 사람(탈북민)들보다 훨씬 더 심하다”면서 “지난달부터 지금 살고 있는 농촌 지역 공안뿐만 아니라 시에 있는 공안까지 나를 불러 ‘북송되지 않은 걸 천만다행으로 생각하라. 이제 한국에 가거나 나다니다 잡히면 북송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알아서 잘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 같은 탈북민들에게는 ‘북송’이라는 말 자체가 공포”라며 “공안이 ‘북송’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위협하니 너무 무섭고 두렵다. 이제 가다 잡히면 무조건 북송이고 여기(중국) 눌러산다고 해도 위험은 늘 따라다니니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중국은 탈북민들을 난민이 아닌 불법체류자로 여기기 때문에 중국 내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국제사회와 국내외 북한인권 단체들은 중국 정부에 탈북민들에 대한 인도적 대우와 유엔 난민 협약에 따른 보호 조치를 촉구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는 안보와 이민 통제 등을 이유로 탈북민 강제 북송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있는 많은 탈북민은 한국이나 제3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실제 기회만 된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행이나 제3국행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규모 강제북송 이후 중국 내 탈북민들에 대한 공안의 감시와 관리가 강화되면서 한국행 시도에 대한 탈북민들의 두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고, 실제 한국행도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소식통은 “중국 내 탈북민들은 원래부터 안전 문제로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최근 공안의 노골적인 북송 경고에 더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탈북민들은 지금 공안의 행태를 보아하니 자기들의 눈에 거슬리면 언제든지 북송시키려는 것 같다며 벼랑 끝에 몰려 있는 기분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실정 때문에 한국에 가지 않고 눌러살자 마음먹었던 탈북민들이 다시 마음을 바꿔 한국에 가려고 하지만, 한국행에 성공하는 탈북민들보다 체포돼 북송 위기에 놓이는 탈북민들이 더 많다 보니 탈북 시도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