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초급중학교(우리의 중학교) 학생들이 컴퓨터를 활용하는 정보 기술 수업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초급중학교들에서 정보 기술 수업이 한 주에 2~3번 정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 수업에 개인 콤퓨터(컴퓨터)를 가지고 참여해야 해 수업이 있는 날이면 학교 가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개인 컴퓨터를 가지고 오는 학생은 한 학급에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는 전언이다. 이에 학생들의 집중도도 떨어져 수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을뿐더러 해당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 역시 컴퓨터 없이 이론적으로만 가르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답답해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북한 학교들에서 정보 기술 수업은 현대 교육의 필수 과목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실상은 개인 컴퓨터 소유 여부가 학생들의 교육 참여를 크게 좌우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제는 초급중학교에 진학하면 학생들이 각자 콤퓨터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학교들에서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책상콤퓨터(데스크탑)를 제공하려고 하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보니 정보 기술 수업은 콤퓨터가 있는 학생과 없는 학생들을 같이 앉히는 식으로 해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모들은 끼니 해결도 힘들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 자식들에게 컴퓨터 한 대 사주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에 따르면 초급중학교 학생 자녀를 둔 신의주시의 한 여성은 “아이가 콤퓨터를 배워야 하는 과목이 있는 날이면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한다. 콤퓨터 있는 학생과 같이 앉아 눈으로 볼 수는 있지만 어떤 날은 3명씩 붙어 앉아야 해 불편하고 눈치가 보여 가기 싫다고 말한다. 콤퓨터를 사주고 싶지만, 엄두도 내지 못할 가격이라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양강도 혜산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양강도 소식통은 “콤퓨터를 구매하려면 최소 (북한 돈) 280만 원 정도가 필요한데, 학부형들이 생활난 때문에 사주기가 힘들다”면서 “어떤 학부형들은 자식들이 주눅 들지 않도록 친척이나 친한 사람들에게서 콤퓨터를 빌려보기도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여러 번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콤퓨터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열망이 큰데, 정작 콤퓨터가 없으니 콤퓨터 수업을 가장 싫어하기도 한다”면서 “콤퓨터 문제를 국가에서 해결해 주지 않고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상처만 줄뿐이고 부모들에게선 불만만 일으킬 뿐이니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