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을 ‘비법행위 척결의 달’로 선포한 북한 국가보위성은 국경 지역에서의 불법 행위를 엄격히 단속하기 시작했다. 이후 많은 주민이 붙잡혀 현재 예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 들어 국경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와 연결하면서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국가보위성은 강력한 처벌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는 외부 세계를 경험한 주민들이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갖는 것을 차단·방지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북한 주민들이 외부와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문제는 이렇듯 단순한 불법 행위를 넘어 주민들의 사상 이탈, 내부 결속력 약화라는 체제 유지의 중대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본보는 자강도 주민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가보위성이 ‘비법행위 척결의 달’을 선포한 후 국경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민 사회 분위기와 자강도 보위국의 주민 통제 상황을 들어봤다.
다음은 자강도 국경 지역 주민 A씨와의 인터뷰 전문
-최근에도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와 연결해 주고 돈을 받는 브로커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나?
“올해 초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지난 4월과 5월에 모두 잡혀가거나 숨어버린 상태다.”
-국가보위성이 지난 4월을 ‘비법행위 척결의 달’로 정하고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 척결에 나섰다고 하는데, 이번에 단속된 사람들은 얼마나 되나? 그리고 그들은 현재 어떤 상태인가?
“자강도 보위국에서는 조중(북중) 국경에서 전파탐지 기재와 주민 신고를 이용해 4월과 5월 중순까지 비법 행위를 철저히 단속했다. 4월과 5월에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로 해외와 연결해주고 돈을 받은 사람 30여 명이 체포돼 현재 구류장에서 국가보위성과 도 보위국의 공동 예심을 받고 있다. 비법 통화 연결로 분당 2위안이나 그 이상을 받아 챙긴 것이 여러 형태의 수사와 주민 신고로 드러나면서 즉시 체포된 것이다.”
-이번에 체포된 30여 명의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사람들인가?
“대부분 중강, 자성, 위원, 만포 지역 거주자들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중 10여 명이 보위원 가족이나 그 친척으로, 회수한 중국 손전화를 폐기 처분하지 않고 몰래 뒤로 빼돌려 파는 보위원에게 중국 손전화를 구매하고 주기적으로 뇌물을 바쳐 암묵적 허가를 받아 활동하다가 적발됐다. 체포된 인원은 30여 명이지만, 보위기관 사람들도 줄줄이 엮여 국가보위성 조사자들에게 불려가고 있다.”
-어떤 처벌이 예상되나?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로 엄중한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고 도 보위국에서 언급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근거해 사회주의 제도를 위협한 대상으로 여느 때보다 강력한 법적 처벌이 예상된다. 도 보위국 구류장에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다 받으면 도 안전국에 넘겨져 예심 결과에 따라 유기형 중 최고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중국 손전화로 외부와 연결해 가장 많은 돈을 번 대상으로 지적된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국가보위성이 집중 조사 중인데, 이 여성은 간첩 취급돼 ‘안전국에 넘겨 일반범으로 처리하기는 수상한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이번 사건이 자강도 국경 외 다른 지역 보위기관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자강도 내 다른 지역 보위부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자강도에서는 육로, 철로, 초소, 숙박 등록 등 주민 감시와 국경 접근 행인 단속이 더욱 강화됐다. 국가보위성은 이번 기회를 통해 조중(북중) 국경 질서를 새롭게 확립하겠다면서 국경 보위사업 강화의 전환적 계기로 보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 분위기는 어떤가?
“자강도 주민들은 국가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대책으로 받아들이고 있긴 하나 국가보위성의 강력한 대응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이번 사건이 일반 주민보다는 단속 주체인 보위원의 가족 친척이나 그와 연관된 지인들이 많이 잡히면서 주민들은 보위부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보위부가 더 많은 나쁜 짓을 하면서 무슨 할 말이 있냐’는 말도 나온다. 국경 지역 보위원들의 비리와 부패가 드러난 만큼 향후 국가보위성과 도 보위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주민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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