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밀·보리를 재배하는 농장들에 작물의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땅속 방울식 관수 체계’를 도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지난달 말 밀·보리 재배에 효율적인 땅속 방울식 관수 체계를 일반화하기 위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라는 도 농촌경리위원회의 지시가 각 시·군 농업경영위원회들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도 농촌경리위원회는 이번 지시를 내리면서 땅속 방울식 관수 체계에 대해 ‘물과 영양분을 작물의 뿌리에 직접 전달해 작물의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첨단 기술’이라고 선전했다는 전언이다.
무엇보다 가뭄에 취약한 지역에서 작물의 생산성을 현저히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롭고 효율적인 체계로 내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땅 밑에 관을 묻어 저수지(호수)-뽐프(펌프)-여과 땅크(탱크)-비료물 혼합장치-압력 조절장치-기본 공급관을 통해 일정한 시기에 물과 비료물(영양분)을 공급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도 농촌경리위원회의 주장에 따르면 밀·보리 작물에 물과 영양분을 균일하게 공급할 수 있는 이 체계는 전통적인 관수 체계와 비교해 물 자원의 손실을 크게 줄이고 토양 침식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식통은 “도 농촌경리위원회는 이번 새로운 관수 체계 도입이 국가의 만성적인 식량난에 대처하고 갈수록 식량 수요가 높아지는 내부 실정에 맞게 지속 가능한 밀·보리 농사, 생산량 증대를 위한 중요한 단계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장들에서는 지난 몇 년간 밀·보리 농사 작황이 안 좋았던 점을 고려해 중앙에서 밀·보리 농사에 힘을 집중하기 위한 대책으로 새 관수 체계를 도입하도록 하고 이를 전체 밀·보리 재배 농장들에 일반화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시, 군 농업경영위원회들은 시·군 내 모든 농장에 일률적으로 이 체계를 도입하기보다는 우선 올해에는 몇몇 농장에 시범으로 도입하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소식통은 “일부 시·군에서는 1~2개 농장에 시범적으로 체계를 도입한다는 입장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농업 현장의 일꾼들과 농민들은 새로운 관수 체계에 대해 불규칙한 날씨와 이상 기후에도 작물에 일관되게 물과 비료물을 공급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호평하면서도 물탱크, 펌프, 여과 장치 등을 농장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난감해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새로운 관수 체계는 기본 농업 부문에서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현지에서는 ‘현재 맡은 농사일도 일손이 부족한데 자력갱생으로 집행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