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광산 기술자 2명이 마약 건으로 체포됐다가 광산 일꾼들의 도움으로 풀려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혜산광산 기술인재 2명이 이달 초 마약 건으로 안전부에 끌려가는 일이 있었다”며 “그러자 광산 일꾼들이 광산의 생산 위기를 안전부에 호소하고 죽기 살기로 수습에 매달려 결국 이 2명이 광명성절(2월 16일, 김정일 생일) 전날 풀려났다”고 전했다.
마약 건으로 문제시된 기술자 2명은 혜산광산에서도 기술이 좋은 것으로 소문난 이들로, 이들 외에는 누구도 그만한 기술을 가진 인재가 없어 이번 사건이 벌어지자 광산 일꾼들이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 기술자들은 광산의 모든 기계설비를 훤히 꿰뚫고 전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어 붙잡혀 가면 당장 후비가 없어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며 “광산에서 새 기술인재를 당장 양성해낸다고 해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니 일꾼들이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광산 일에 찌든 이 2명의 기술자는 예전부터 허리, 무릎 등에 심한 통증을 호소해왔는데, 병원에 가도 별다른 치료 대책이 없자 통증을 잊으려 여러 차례 마약에 손을 댔다가 적발돼 안전부에 붙잡혔다고 한다.
이번 사건 발생으로 생산에 차질이 예상되자 광산 당위원회 책임비서는 물론 지배인, 기사장까지 나서 직접 ‘더는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도록 책임지고 조처하겠다’는 반성문을 여러 차례 안전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반성문으로 해결될 만큼 간단한 사건이 아니어서 광산은 후방부 일꾼들까지 동원해 돈주들에게서 4000달러(한화 약 534만원)를 빌려 안전부 측에 건네는 등 그야말로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소식통은 “광산 당 책임비서가 직접 안전부에 돈을 건네서라도 무마하라면서 이번 사건 해결에 많은 역할을 했다”며 “광산 일꾼들이 안전부에 머리를 숙이면서까지 2명의 기술자를 살리는 데 힘썼고, 끝내 빼내자 광산 일꾼들을 크게 평가하는 목소리가 자자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 소식은 광산 노동자들과 그 가족, 혜산시 주민들에까지 쫙 퍼졌으며, 이를 접한 주민들은 ‘광산 일꾼들이 노동자를 위해 저렇게 발 벗고 나선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살려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박수를 보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