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건설장 청년들이 자본주의 노래불렀다며 공개사상투쟁

반사·비사 연합지휘부, 몇몇 청년 무대 세워 "자본주의 문화 끌어들이는 범죄 저질러" 비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6월  27일 매월 ‘문학의 밤’ 시간을 통해 문학작품을 발표·평가하는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현장의 돌격대원들을 소개하며 주민들에게 ‘신심과 낭만에 넘친 생활’을 독려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건설인력을 대상으로 공개 사상투쟁회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격대원들이 노동요로 부른 노래가 비사회주의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평양시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중순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평양시 5만 세대 건설에 동원된 성, 중앙기관 여단을 대상으로 공개 투쟁회의가 진행됐다”며 “이 회의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이하 반사·비사 연합지휘부) 주관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반사·비사 연합지휘부가 갑자기 이 같은 공개 투쟁회의를 조직한 것은 성, 중앙기관 소속 돌격대에 파견된 보위원들이 한 달 동안 이들의 근무 동향을 조사한 뒤 상부에 보고한 종합보고서가 발단이 됐다.

반사·비사 연합지휘부는 공개 투쟁회의 서두에서 ‘문화적으로 말을 하고 춤과 노래도 우리식 사회주의 사상지향에 맞게 해야 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강조하며 이와 관련한 당의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성, 중앙기관의 간부들과 근로자들 그리고 청년동맹 조직들이 휴식 시간에 모여 앉아 먹고 마시며 피로를 푸는 중에 괴상한 노래와 춤을 춘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반사·비사 연합지휘부는 보위원들이 작성한 종합보고서에서 ‘괴상한 노래를 부르면 비사회주의식 춤을 춘 문제아들’이라고 지목된 6명의 청년을 무대에 올려세웠다.

그리고는 “이들이 다른 돌격대원의 오락회와 일상생활에 고유한 우리식 사회주의 문화가 아닌 자본주의식 문화를 끌어들이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이 여러 사람 앞에서 흔들어댄 엉덩이춤, 조국애가 넘치는 충성스런 노래 대신 알지 못할 음악과 왜곡된 가사로 오염된 노래들, 저들끼리 떠벌리는 언어들은 모두 우리식 문화어가 아니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들이 부른 노래 가사와 언어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반사·비사 연합지휘부는 돌격대에 동원된 간부들과 나이 지긋한 중년 돌격대원들도 젊은 청년대원들의 부패하고 타락한 부르주아식 생활양식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웃고 떠들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 또한 상식 밖의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개 투쟁회의는 비사회주의 행위에 경종을 울리고 시범적으로 공개 망신을 주어 모든 돌격대원이 혁명의 수도 건설에 참가한 높은 지각을 안고 사회주의 공민, 평양 시민답게 건전한 도덕 생활 기품을 확립시키기 위해 조직한 회의”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공개비판 대상이 된 청년 6명은 무보수 노동 처벌을 받고, 향후 3개월간 건설장의 가장 고된 작업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식통은 “회의가 끝나자 성, 중앙기관의 돌격대 간부들과 대원들은 아무것도 아닌 일로 트집을 잡아 사상투쟁회의까지 열렸다면서 힘들고 배고픈 와중에도 노래와 춤이 있어 흥겹게 일할 수 있었는데 이런 즐거움까지 막아놓고 목석처럼 일만 하라고 하니 무슨 재미로 일을 하겠냐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