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코로나 해제한 북한?…주민들 “잠잠하더니 또 들볶아”

전국적 모의 시나리오별 방역 훈련…내각 보건성 "위기 대응 준비에 만전 기해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022년 8월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전날(10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회의 연설에서 “방역 전쟁이 바야흐로 종식되고 오늘 우리는 마침내 승리를 선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연말을 앞두고 기관, 기업소는 물론 주민들을 총동원한 ‘방역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장기간에 걸친 돌발적인 보건 위기를 겪은 북한이 향후 유사한 전염병 침투를 염두에 두고 대응체계 확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4일간 남포시에서는 ‘국가 방역능력 건설 점검 및 전염병 위기 시 대응 능력 판정’이 진행됐다. 이 같은 방역 훈련은 남포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행정, 보건 부문 기관들은 비상 방역 시 주민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현장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검토했다. 또 기업소나 주민들이 방역 규칙을 잘 지키는지, 조직별로 보고를 잘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히 전염병 발생 위기 정황(시나리오)를 여러 개 주고 그때마다 방역 수칙에 맞게 행동하는지를 꼼꼼히 점검했다는 전언이다. 행동 수칙을 정확히 숙지하면서 신속하게 대응하는지 검열했다는 것이다. 모든 주민이 참여한 대형 모의 훈련이었던 셈이다.

최종적으로 남포시는 검열 전(全) 기간 지침대로 보건, 위생, 방역 관련 임무를 수행했다는 것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내각 보건성은 “자만하지 말라”는 엄포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어 보건성은 “항상 위기 대응 준비에 만전을 기하며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방역 능력 건설을 빈틈없이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나흘 동안 방역 훈련에 시달린 주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위생방역) 초소 검열이 즘즘해져(잠잠해져) 조용하다고 했는데 또 들볶기 시작한다”, “말로만 코로나 해제한 거나 같다”는 불평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달 초부터 ‘방역사업을 실속있게, 책임적으로’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일군(일꾼)들과 주민들이 해이와 방심을 철저히 경계하고 방역 규률(규율)과 질서를 자각적으로 지키도록 선전전, 사상전을 계속 강도 높이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