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단 군인들 잇따른 도둑질·사기 행각에 주민 신소 빗발쳐

주민들 ‘무적의 도적강군’이라 비난…2군단 사령부, 군민관계 바로잡으려 군인 단속 방침 내려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가을갈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황해북도에 주둔하고 있는 2군단 군인들의 도둑질과 사기 행각이 잇따라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신소가 빗발치자 2군단 사령부가 군인 단속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서부전선 최전방 군단인 2군단 소속 군인들의 주민집 털이와 사기 행위가 최근 증가하면서 주민 불만이 제기되고 시·군 당위원회까지 나서 피해를 막아달라 호소하자 2군단 사령부(평산군)가 예하 사단, 여단들에 시급하게 군인 단속 방침을 내렸다.

2군단 군인들은 가을철 농장에 접근해 추수한 곡식을 강탈하고, 주민들의 가정집에도 무단침입해 식량이나 집기를 도둑질하는가 하면 시장에서도 물건을 훔치거나 상인에게 외상으로 돈이나 물건을 꾸고 갚지 않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생활에 필요한 식량과 돈을 마련하기 위해 상습적으로 도둑질을 하거나 사기를 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주민들은 ‘무적필승의 강군’이 아니라 ‘무적의 도적강군’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가을 추수철이면 군인들의 도둑질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긴 했으나 올해는 유독 심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군인들이 군부대 주변에 거주하는 여성들과 치정관계를 맺으며 사기를 치거나 풍기문란 행위를 저지르기도 해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높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 2군단 사령부는 군인들의 군기를 바로 세우고 훼손된 군민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군인 단속 방침을 하달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2군단 보위국은 자체로 조직한 경무, 보위소대에 ‘외출한 군인들이 사복을 입고 시내와 주택가를 돌면서 범죄 행위, 불량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 무조건 단속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소식통은 “군인들이 장마당과 사택 주민들에게 외상으로 돈이나 물건을 꾸는 행위, 농장 곡식에 손을 대는 행위, 군수물자를 팔아먹는 행위는 물론, 제대를 앞두고 부대 주변 사민 여성들과 치정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군사비밀을 누설하는 등 군사 규율을 어기는 행위들을 속속들이 찾아내 단속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군단 보위국은 군인들의 외출증 및 출장증명서 검열 시 부대 지휘부의 수표(서명)와 도장이 정확히 찍혀있는지, 위조된 것은 아닌지 등을 철저히 확인하고 단속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소식통은 “2군단 사령부의 방침에 따라 군민관계를 훼손하거나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단속된 군인들은 군법으로 엄하게 처벌될 것”이라며 “이번 방침으로 한동안 군인들의 외출이나 휴가도 통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