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말도 안 되는 계획 강제로 변화 막지 말아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7일 ‘기술혁명의 앞장에 선 3대 혁명전위들’이라면서 만경대애국늄창(알류미늄창)공장 3대혁명소조원들의 사업 경험을 소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노동당이 지방기업의 계획 수행 정형을 따지며 지방 시(군) 행정 간부들을 물갈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4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월 말에 진행된 평안남도 평성시 지방기업들의 생산 총화와 관련해 도당 책임비서는 올해 계획을 수행하지 못한 행정관료들은 무사치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인사 검토를 지시했다.

소식통은 “식품, 의류, 일용품 등을 생산하는 평성시의 주요 지방기업의 경우 올해 국가계획의 50%도 (달성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 관리자는 물론 인민위원회 해당 부서의 관료들까지 줄줄이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지방기업 소유권은 국가에 있지만 이른바 ‘기업 책임관리제’ 도입으로 모든 경영활동에서 나름의 자율성이 보장된다.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 전해온 소식에 의하면 지방기업들에 대한 국가의 일방적인 지시와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 책임관리제’ 도입으로 경영방식에 일부 변화를 줘 제품생산과 판매에서 자율성을 보장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자율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북한 노동당까지 나서 지표별 계획을 들먹이면서 통제를 강화해 기업의 자율성을 말살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생산 활성화를 차단하는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경제성장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나라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요소를 안정이 아닌 변화에서 찾고 있다. 오늘날 국가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과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로 되고 있다는 말이다. 기업 경영에서 똑같은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가는 망하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살아남으려면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 당국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략적 변곡점을 인식해야 한다. 전략적 변곡점이란 경제활동에서 근본적인 요인들에 변화를 주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북한 노동당과 최고지도자는 경제일꾼들의 발목이나 잡는 행위를 하지 말고, 변화 아니면 죽음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 변화의 속도가 외부 변화의 속도에 따라서지 못하면 그 나라는 종말이 임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