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재 北 외화벌이 관리자들, 개인 청부조 운영해 돈벌이

하반기 외화벌이 계획분 완수 기간 앞당겨져 바빠진 상항 이용해 돈주머니 채우려는 심산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 모습.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러시아 주재 북한 외화벌이 회사 관리자들이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돈주머니를 채워주는 ‘청부조’를 비밀리에 만들어 활발히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은 26일 “북조선(북한) 당국이 9·9절(공화국 창건일) 75주년을 맞으며 올해 하반기 계획분 완수 기간을 연말에서 9월 9일 전까지로 앞당겨 끝낼 것을 외화벌이 회사들에 지시했다”며 “계획분 완수 기간이 앞당겨짐에 따라 북조선 외화벌이 회사 관리자들은 닥치는 대로 청부를 해야 하는 조건을 이용해 내부에 소규모 청부조를 운영해 제 돈주머니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주재 일부 북한 외화벌이 회사 관리자들은 사장, 당비서, 보위지도원 권한으로 능력이 있고 기술이 있는 근로자들을 추려 ‘사장조’, ‘당비서조’, ‘보위지도원조’ 등 소규모 청부조를 운영하면서 국가 외화벌이 계획 수행과 관련 없는 일감을 따로 받아내 개인 돈주머니를 채우고 있다.

즉, 북한 외화벌이 회사 관리자들은 당국이 국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3년 차인 올해 하반기 외화벌이 계획분 완수 기간을 정주년을 맞는 9·9절 전까지로 앞당길 것을 지시한 데 따라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을 기회로 삼아 개인 돈주머니를 채우려는 심산으로 비밀 청부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관리자들의 돈주머니를 불려야 하는 청부조에 주요 일감이 몰리고 있어, 청부조에 속하지 못한 다른 근로자들 속에서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부조 근로자들은 관리자들이 맡긴 일을 하면서 간간이 개인 돈을 챙기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근로자들이 질투심을 느끼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북조선 외화벌이 회사 근로자들은 청부조에 누가 속해 있는지 눈치로 다 알고 있다”며 “청부조에 속하지 못한 근로자들은 ‘귀국 지시를 받고 돌아갈 때 돈을 한 푼도 손에 못 쥐게 되면 조국에 가자마자 청부조 실태를 신소하겠다’며 벼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