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전투’에 또 교육권 침해한 북한… “11일간 수업 중단”

어린 학생들 동원시키면서 '점심'도 제공 안해...소식통 "옥수수밥이라도 제대로 먹였으면"

모내기 전투 중인 북한 주민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올해도 어김없이 일부 지역에서 북한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수업을 중단하고 모내기에 동원돼 학부모들의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개천시는 지난 5월 10일부터 31일까지를 모내기 총동원 기간으로 선포하고 시의 모든 주민을 모내기에 동원시켰다”면서 “특히 학생들은 지난 20일부터 31일까지 11일간 학업을 중단하고 모내기 동원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학생들은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는 수업이 끝나면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 모내기에 동원되다 지난 20일부터는 학업을 전면 중단하고 주변 농촌들에 나가야 했다.

물론 북한 당국은 과거에도 어린 학생들을 “밥술을 뜨는 사람은 무조건 나와야 한다”는 식으로 모내기에 동원하곤 했다. 성인들도 힘들어 하는 작업에 아이들까지 내몰리니 부모들의 불만은 지속 고조되는 양상이다.

또한 수업을 중단하는 일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식량이 많아야 적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명분을 대고 있지만, 주민들은 “머리로 싸워서 이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교육권’을 침해하는 당국의 형태를 에둘러 비판하곤 한다.

특히 ‘교육 접근권에 대한 차별’도 여전하다. 올해도 돈주(錢主)나 간부들 자녀들은 교원(교사)들에게 돈을 찔러주고 ‘모내기 전투’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가난한 학생들은 하루라도 빠지면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으로 취급받기 때문에 무조건 동원에 여지없이 농촌으로 가게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여기에 모내기 동원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매일 점심 도시락까지 준비해야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하루 한 끼 먹기도 어려워 멀건 죽물로 끼니를 때우는 가난한 집들이 많다는 게 문제”라면서 “이런 실정에 매일 점심 준비로 자식들에게 도시락을 싸주어야 하는 부모들이 불만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은 ‘원칙’만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학생들이 생활 형편이나 건강상으로 하루라도 동원에 빠지면 사상투쟁 회의를 소집하고 집중 비판으로 망신을 주고 있다”면서 “이런 데만 몰두하지 말고 강냉이(옥수수)밥이라도 배불리 먹여놓고 일을 시키는 게 국가의 의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