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곡물 수입 확대에도 시장 곡물가는 최근 5년 중 최고치

소식통 “열차에 쌀 가득해도 백성에게는 쌀 한 톨도 떨어지지 않아…밀수 이뤄져야”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 북한 일꾼들을 배경으로 “쌀로써 사회주의를 지키자”라는 선전 구호가 보인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5년간의 5월 중순 북한 시장 쌀 가격 중 올해가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북한 당국의 쌀 수입량 확대에 따른 체감 효과가 낮은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북한 시장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평양에서 쌀 1kg은 북한 돈 57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0일 조사된 가격과 비교할 때 보름여 만에 3.6%가 오른 것이다. 평양 쌀 가격은 지난달 중순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평양 시장의 옥수수 가격도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4일 평양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2900원에 거래돼 지난달 30일 조사 당시 가격인 2700원보다 7.4% 상승했다.

다만 신의주, 혜산 등 다른 지역의 곡물가는 약보합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신의주 쌀 가격은 1kg에 5740원으로 조사됐다. 보름 전인 지난달 30일보다 1.03% 하락한 것이다. 혜산의 경우에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현재도 1kg에 6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신의주와 혜산의 옥수수 가격은 1kg에 2900~3000원대로, 역시 지난달 30일 조사 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현재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은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기간을 포함해 최근 5년간의 5월 중순 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하기 전인 2019년 5월 중순 평양의 쌀 가격은 1kg에 4180원으로 현재는 그보다 36%나 상승했다. 혜산의 현재 쌀 가격도 2019년 5월 중순 가격보다 38% 오른 상태다.

평양에서는 국경봉쇄 1년 뒤인 2021년 5월 중순에도 쌀 1kg에 4000원대의 가격이 유지됐지만 2022년 초 5000원대로 상승해 이후 쌀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국경봉쇄를 지나면서 옥수수 가격은 쌀 가격보다 훨씬 큰 상승세를 보였다. 2019년 5월 14일 조사된 평양 옥수수 1kg 가격(1290원)과 비교해 현재는 값이 125% 상승한 상태다.

코로나 국경봉쇄로 인해 주민들의 소득이 감소해 옥수수를 주식으로 찾는 수요가 많아진 데다 북한 당국의 밀농사 확대 조치로 옥수수 생산이 감소하면서 코로나 기간 옥수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국경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가가 쌀 수입을 늘려도 돌아오는 것은 없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열차 빵통에 쌀이 가득해도 일반 백성들에게는 쌀 한 톨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작은 단위 무역이 열리고 밀수가 이뤄져야 쌀값이 눅어질(싸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