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말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를 개최하기 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실시했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데일리NK는 지난해 12월 조선소년단 대회를 앞두고 내려진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관련 포치문들을 입수했다.
먼저 지난해 12월 4일 포치된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참가자들과 보장성원들에 대한 건강검진과 항체 검사를 책임적으로 진행할 대하여’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참가자들과 보장성원들에 대한 건강검진과 지난 시기 악성 전염병을 경과하지 않은 대상들에 대한 항체 검사를 진행하며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왁찐(백신) 접종 사업을 책임적으로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문서에는 “내각과 보건성, 해당 비상방역 단위들과 보건기관들에서는 행사 참가자(보장성원 포함)들 가운데서 신형코로나 비루스 왁찐을 접종받지 못한 대상들에게 왁찐을 접종시켜야 한다”면서 “왁찐 보장과 실무적 대책을 세우며 행사 참가자들의 왁찐 접종 유무를 정확히 확인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북한이 코로나19 백신을 유입해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행사의 방역 대책으로 활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그로부터 사흘 후인 지난해 12월 7일 ‘예견되는 회의와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참가 성원들에 대한 신형 코로나비루스 왁찐 접종을 진행할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치를 통해 7~9일 사이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긴급 대책을 세우도록 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2월 9일에는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참가자들과 보장성원들에 대한 역학관계 확인과 신형코로나 비루스 왁찐 접종을 책임적으로 진행할 대하여’라는 포치문을 내려 역학관계 확인 및 백신 접종 사업을 다시금 강조했다.
이 문서에는 “각급 비상방역 단위들에서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참가자, 보장성원들에 대한 신형 코로나비루스 왁찐 접종 사업을 빠짐없이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역학관계를 확인하면서 신형 코로나비루스 왁찐 접종 정형(실태)을 확인하고 접종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예방 접종 지휘조와 연계하여 12월 9일 17시까지 왁찐 접종 사업을 무조건 완료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더해 “접종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며 “각급 비상방역 단위들에서 왁찐 접종 정형을 종합하여 12월 9일 18시까지 국가비상방역정보체계로 전송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시도 담겼다.
일주일 사이 대회 참가자 백신 접종 사업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등 방역에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이밖에 입수 문서를 통해 북한이 대회 참가자들에 대한 PCR 검사를 수차례 진행한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12월 10일 내려진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참가자, 보장성원들에 대한 PCR 검사와 방역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치문에는 대회 참가자들과 보장성원들에 대한 PCR 검사를 12월 11일부터 18일까지 5차에 걸쳐 진행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다.
이처럼 철저한 방역 조치를 취한 뒤 북한은 12월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조선소년단 대회를 개최했다.
한편, 북한은 조선소년단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선물전달모임을 진행하기에 앞서서도 ‘선물전달모임이 진행되는데 맞게 방역학적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라는 포치문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내려진 해당 문서에 따르면 북한은 선물전달모임에 참가하는 모든 성원들을 모임 진행 전 5일 이상 격리하고 3차 이상의 PCR 검사 후 이상 없는 대상들로 참가자를 선발하도록 할 것과 격리장소에서 선물전달모임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 외부 인원과 절대로 접촉하지 않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조선소년단 대회 대표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모임은 올해 1월 1일에 개최됐으며, 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최고지도자와 직접 대면하는 일정도 있었던 만큼 철저한 추가 방역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