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방위사령부 직속 중대 정치지도원, 하전사 노골적 무시에…

4월 초 실탄 사격훈련 당일 총 3발 장전해 사살…연관된 총정치국 간부도 강직 처벌

북한 조선인민군 제4차 중대장·중대 정치지도원대회 참가자들의 결의대회가 지난 2013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북한 수도방위사령부의 정치지도원이 자신을 무시하는 직속 하전사를 총으로 사살한 것으로 현장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수도방위사령부 직속 대대의 중대 정치지도원이 하전사인 사관장의 건방진 행위에 비위가 거슬려 끝내 화를 참지 못하고 총으로 사살해 즉시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대 정치지도원은 김일성정치대학 2년제 정치지도원반을 졸업하고 수도방위사령부의 한 중대에 정치지도원으로 배치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텃세가 심한 사관장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자 이에 화를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질렀다.

소식통은 “수도방위사령부는 평양시 10호 초소들을 비롯한 주요 지대들을 관리하는 만큼 권한이 대단하고 입대도 힘 있는 간부 자식이거나 돈 있는 사람들의 자식들이 군 대열과와 사업해서 와 위세를 부리는 대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대원들은 배경을 믿고 규정 복장 대신 돈을 들여 고급 천으로 사제 군복을 지어 입고 근무 시간에 애인 집에도 마구 들락거리는 등 무규율적으로 호화롭게 군 생활을 하면서 권력이나 돈 없는 군관들은 상급으로 취급하지도 않고 대놓고 무시하기 일쑤라는 전언이다.

이번에 총을 맞아 사망하게 된 사관장 역시 정치지도원이 중대에서 해야 할 일들을 토의하자고 하면 들은 척도 않고 과제를 주면 한 번도 제대로 수행한 적이 없는 등 노골적으로 정치지도원을 무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 정치지도원은 이런 불쾌한 일들이 반복돼 감정이 쌓여있던 중에 4월 초순에 있은 실탄훈련 판정 날에도 사관장이 빈정거리자 이성을 잃고 그를 향해 총 3발을 장전해 쐈고, 결국 그 자리에서 바로 체포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중대 정치지도원과 연관된 총정치국의 간부도 처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수도방위사령부는 사건이 발생한 뒤 군 보위부를 파견해 중대 정치지도원이 왜 이런 짓을 했는지를 조사하고 그가 김일성정치대학 정치지도원반으로 추천받게 된 경위도 살피면서 그를 대학에 추천한 총정치국의 간부까지 문제 삼고 나섰다”고 전했다.

본래 그는 91훈련소의 평범한 경비소대원이었는데, 몇 년 전 어느 날 밤 성폭행을 당하던 총정치국 간부의 딸을 구해준 일로 눈에 들어 김일성정치대학 정치지도원반에 추천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결국 총정치국 간부는 강직 처벌을 받았으며 총정치국은 이 문제로 지난 20일 정치대학이나 군관학교에 검증된 이들만 보낼 데 대한 긴급방침을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