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거부하는 北 식당들…한미훈련 구실로 적대감 유발

이유 물으니 "정세 긴장 때문"이라 답변…중국어 쓰거나 중국인과 함께 가면 별달리 제지 안 해

중국의 한 식당에서 빨간색 조끼를 입은 2명의 북한 여성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지역의 북한 식당들이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계기 삼아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대남·대미 적대감을 유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3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시에 있는 북한 식당들은 최근 한국인 손님들의 입장을 거부하고 있다.

식당을 찾은 손님이 한국인으로 식별되면 식당 입구에서 손님을 안내하는 북한 복무원(종업원)들이 식당 출입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달 북한 당국이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들에 일제히 하달한 내용으로 파악된다.

다만 북한 식당 복무원들이 여권 등 신분증을 별도로 확인하지는 않고 있어 한국인이 중국어를 사용하거나 중국인과 함께 식당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특별히 제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인이 중국인들과 함께 무리 지어 북한 식당을 방문했을 때 북한 식당 복무원들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평소와 같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한국인들끼리 북한 식당을 방문하더라도 한국어를 쓰지 않고 중국어를 사용한다면 식당 측에서는 한국인이라는 점을 판별하지 못한다.

북한 당국은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들이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도록 지시하면서도 한국인을 판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나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 식당에서 여성 복무원들을 관리하는 한 북한 간부는 한국인 손님을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세 긴장 때문”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뤄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따른 정세 긴장을 구실로 북한 식당들에 한국인 손님을 받지 말고 돌려보내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보인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 내부 주민들의 지역 간 이동을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정세 긴장’ 이유로 주민 이동 통제…한미훈련으로 내부 결속)

이 같은 맥락에서 북한은 내부 주민들은 물론 해외에 나와 있는 파견 일꾼들에게도 ‘대외 정세 긴장’을 명목으로 한 사상 단속을 강화하면서 한국과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고취시키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동남아시아 등 다른 해외 지역의 북한 식당들에도 한국인 손님을 받지 말라는 지시가 동일하게 하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