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남도에서 기관 컴퓨터를 도둑질하다 붙잡힌 20대 청년이 노동교화 3년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함흥시에서 20대의 청년이 한 기관의 콤퓨터(컴퓨터)를 도둑질하다 붙잡혀 시 안전부로 끌려갔는데 끌려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지난 18일 3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식량 부족으로 주민들의 생활난이 더 악화하면서 도둑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주민들이 기관 기업소까지 들이쳐 물건을 도둑질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북한은 도둑 행위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여기고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중순 전국의 도 안전국들에 사회적 혼란을 조성하는 집단 폭행, 강도질 등 각종 범죄행위를 철저히 장악해 강력한 법적 처벌을 적용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폭행·도둑질 강력 처벌 지시… “사회불안 조성은 반역 행위”)
소식통은 “먹을 게 없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하루 이틀이어야지, 3년 넘게 지속되면서 이제는 주민 대부분이 가난에 쪼들리고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주민들은 굶어 죽지 않으려 도둑질에 나서는 등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근래에는 전반적으로 형편이 어려워 가정집을 털어도 나올 게 없자 주민들이 기관 기업소 물건에까지 손을 대면서 당국이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 소식통은 기관 컴퓨터를 도둑질한 20대 청년이 속전속결로 노동교화 3년형 처벌을 받은 것과 관련해 “사회안전성 지시가 내려진 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시범겜’(본보기 처벌)에 걸려 교화형을 선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 청년은 끼니를 잇기 힘든 집안 형편 때문에 도둑질에 나섰다가 붙잡힌 것”이라면서 “도둑질을 했다고 교화형을 내리기 전에 20대의 꽃 같은 나이에 왜 도둑질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 국가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들어 ‘고난의 행군’ 시기를 능가할 정도로 생계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강력한 처벌 외에는 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가뜩이나 배고플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데 이러다가는 아마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