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겪는 北 주민들… “미물 되어가고 있다”

두통, 호흡곤란 증세로 고통 호소…노인, 어린이 등 취약계층에서 더 두드러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올해에도 비상방역 사업을 국가사업의 제1순위에 놓고 여기에 만전을 기할 데 대한 당의 뜻을 받들고 강원도에서 대중의 위기의식을 계속 높이기 위한 사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코로나19 증세를 겪었던 북한 주민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지기능 저하,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28일 “지난해 5월 비루스(바이러스)가 확산한 이후 병(코로나)에 걸렸던 사람들이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로 아픈 기간에 해열제도 쓰지 못하고 깡으로 버틴 주민들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흔히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불리는 만성 코로나19 증후군(long COVID)에 대한 정의는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으며, 여러 나라와 기관마다 다른 용어나 정의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진단 12주 후에도 지속되는 증상을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시 해열제 사용 여부가 후유증 발현에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백신을 거의 접종받지 못한 북한 주민들이 항체가 없어 후유증을 심하게 앓을 가능성은 있다.

소식통은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주로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미물(바보)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의 주요 증상으로는 피로감, 운동 후 권태감, 인지기능 장애, 기침, 호흡곤란 등이 있다. 이에 미뤄볼 때 북한 주민들도 전형적인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등 질병에 대한 취약계층의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우리 인민반에도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여럿 있는데 대체로 노인이나 어린이”라고 전했다.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고 영양 공급도 충분하지 않은 환경에 북한의 노인과 어린이들은 이미 병에 취약한 상태였는데, 코로나19가 덮치면서는 건강 위협이 확대된 데다 백신도 접종받지 못해 고위험군에 속한다.

소식통은 “노인들이 아픈 것도 보기 힘든데 미래가 창창한 아이들이 미물이 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더 힘들게 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5월 내부에 코로나19가 발생한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그로부터 약 석 달 만인 8월 종식을 선언했다.

다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여전히 비상방역사업을 국가사업의 제1순위에 놓고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후유증을 앓는 주민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는 여전히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