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시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위원회가 8일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특류영예군인들에게 보낼 명절 물자 마련을 명목으로 청년들에게 세외부담을 전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평양시 청년동맹위원회에서는 인민군 창건절을 맞아 각 구역 청년동맹위원회에 시안의 특류영예군인들에게 보내줄 생필품과 식료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이에 따라 각 구역 청년동맹위원회들에서 청년동맹원 1명당 1만 원씩 걷었다”고 전했다.
특류영예군인이란 상이군인 중에서도 부상 정도가 심해 국가적으로 더 관심과 보장을 받는 대상들을 말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청년동맹위원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청년들을 동원해 각종 사회적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가적 명절이나 기념일에는 전쟁노병을 비롯해 영예군인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청년들에게 세외부담을 지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양시 청년동맹위원회는 올해 정주년을 맞은 건군절을 앞두고 특류영예군인들에 대한 지원물자 마련을 위해 청년들에게 또다시 세외부담을 내려 청년들의 불만이 상당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 평양시 서성구역 청년동맹위원회에서는 지난달 말 청년동맹원들에게 2월 3일까지 특류영예군인들에게 보낼 명절물자 마련을 위해 1인당 1만 원씩 바칠 것을 포치하고 실제 돈을 거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천구역 청년동맹위원회에서도 청년동맹원들에게서 현금 1만 원씩 바칠 것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년들은 “마른 나무에서 물을 짜 내려 한다”, “우리가 돈 만드는 로보트(로봇)도 아니고 눈만 뜨면 돈돈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평천구역의 한 청년은 “코로나 후 세외부담이 더 늘어나 팔 수 있는 물건들은 다 팔아 바쳤다. 이제는 더 이상 팔 물건도 없다. 형편이 안 돼 과제를 수행하지 못해도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몰아세우니 정말이지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없다”고 한탄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청년들에게 여러 가지 명목으로 자꾸 돈을 내라고 하니 불만은 높은데 그렇다고 겉으로는 드러내지도 못하니 청년들의 속이 썩어 문드러져 가고 있다”며 “영예군인들의 명절 물자 공급마저 청년들에 떠넘기고 있는 국가의 행태에 청년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