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앞바다서 불법조업하는 中 어선 늘어나…어획물 ‘싹쓸이’

춘절 앞두고 불법조업 성행…경비정보다 빠른 中 어선 일일이 단속 어려워 北 어민들만 속앓이

중국 어선이 불법적으로 잡아들인 북한산 까나리.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해역에서 불법적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어민들은 버젓이 북한 앞바다에서 어획물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18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療寧)성 좡허(庄河), 다롄(大連) 등의 근해에서 출항하는 중국 어선들이 평안북도 철산군 앞바다에서 불법조업을 하면서 어획 자원이 동날 정도로 무분별한 어획을 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어민들의 조업 일수가 증가한 데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을 앞두고 어획량을 늘리려 북한 해역을 불법 침범해 고기잡이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북한 어민들은 코로나로 인한 국경 지역 경계 태세 강화로 여전히 어업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방역 지침을 어기고 불법으로 조업하다 체포된 어민을 본보기로 처형하기도 할 만큼 허가되지 않은 조업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조업 일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 어선들이 어획 자원을 쓸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북한 어민들의 불만이 상당하지만, 북한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경비정이 불법조업 중인 중국 어선을 향해 경고 방송을 하고 단속하려 하나 중국 어선들이 북한 경비정보다 훨씬 빨라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중국 어선들은 북한의 단속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고 북한 앞바다를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불법조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중국에 돈을 받고 어업권을 판매한 지역에서는 중국 어민들이 조개 양식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에는 중국 어민들이 불법조업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 북한에 돈을 내고 공식적으로 조업권을 사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어선들은 최근 우리나라 영해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서해나 제주도 인근 남해에서 불법적인 어업 활동으로 서대나 조기, 고등어, 갈치 등을 잡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시에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넘어와 불법조업을 하면 해경이나 어업지도선에 단속되기 때문에 중국 어민들은 비교적 파고가 높은 날을 노린다고 한다. 파도가 거센 날은 해경이 단속을 나오지 않는 날이 많고 단속에 나서도 쉽게 나포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한국에서 중국산이라고 파는 수산물 중에 상당량은 북한이나 한국에서 잡힌 것들이라고 할 만큼 중국 사람들이 그쪽(남북 영해에서)에서 많이 잡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