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대성 선전의 역효과… “굶어죽는데 핵개발 웬말이냐”

北, 연말 맞아 매체·강연회 통한 세뇌 전술 나서...주민들 "먹는 문제 입도 뻥긋 안 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 본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전경(2018년). /사진=이승주 전 NKDB 북한인권 감시본부장 제공

최근 북한이 연말을 맞아 진행되고 있는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헌신과 애민 정신 선전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일단 27일 데일리NK 평안북도와 양강도 등 복수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곳곳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인민사랑과 지도력을 선전하는 강연회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도(道) 보위국 보위원들이 담당 인민반들을 돌아다니면서 한 시간 40분 가량 진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주민 통제를 책임지는 일꾼들이 나섰다는 점에서 강제성을 띄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회의에서는 크게 ▲국방력 강화 ▲방역전 승리 ▲어린이 영양 문제 해결 ▲살림집 건설을 강조했다고 한다. 나라의 안녕과 인민 생활 향상 문제까지 책임지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매체를 통해 전하는 것처럼 ‘출중한 안목’과 ‘천리혜안의 안광’을 지닌 최고지도자로 인해 정치·경제·군사·외교 부문에서 진행된 적(敵)과의 싸움에서 ‘대승리’를 이룩할 수 있었다는 식이다. 매체와 강연회를 통해 뇌리에 각인시키겠다는 세뇌 전략을 재차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당국은 “사회주의 조선에서 사는 긍지와 원수님(김 위원장)을 지도자로 모시고 사는 자부심으로 우리 당과 원수님의 사상과 의도대로만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선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는 주민들도 상당하다고 소식통은 전한다.

일단 주민들은 강연회 동안 ‘먹는 문제 해결’은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우리의 생활 형편이 어떤지 눈이 있으면 봤을 것이고 귀가 있으면 들었을 텐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이 굶어 죽는데 국방력 강화와 핵 개발, 살림집 건설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또는 “먹을 것과 땔감이 없어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지금 시급한 건 먹고 사는 문제”라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북한 주부들은 대체적으로 ‘살림집 건설’의 모순을 거론한다. “세외부담을 시킨 것도 모자라 가정의 생계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우리들까지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에 소식통은 “평양과 지방의 농촌 살림집 건설을 인민에 대한 원수님의 사랑이라고 하는데, 생각만 해도 신경질이 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