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세관 방역장 건설 돌입…세관 열린다 소문에 주민들 ‘화색’

방역장 건설 승인한다는 중앙 지시 하달…무역 재개 기대감에 위안화 환율 1000원 넘어서

양강도 혜산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북한이 내년 2월부터 양강도 혜산세관을 통한 무역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혜산세관에서는 방역장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혜산세관에 ‘방역장 건설을 승인한다’는 내용이 담긴 중앙의 지시가 하달됐다”면서 “이에 따라 양강도에서는 자재와 인력을 총동원해 방역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 시기인 지난 2020년 하순부터 혜산세관에 방역장 건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앙의 승인과 방역 시설을 갖추기 위한 설비 마련, 부지 선정 등의 문제로 방역장 건설이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달 말 혜산세관에 방역장 건설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지시가 하달되면서 현지에서는 중국에서 혜산세관으로 들어오는 차량과 적재물을 동시에 소독하기 위한 방역장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에 현지 주민들은 “내년에 세관문이 열리면 먹고사는 게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혜산시의 한 주민은 “세관이 열린다는 소리에 숨통이 다 트인다. 방역장까지 건설하는 것을 보니 세관이 열린다는 게 실감이 난다. 국가가 개인 무역을 단속하고 밀수를 막으려고 해도 일단 세관이 열리기만 하면 또 다른 돈벌이 구멍이 꼭 있다고 확신한다. 내년에는 돈벌이 길이 열리기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 후 국경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생했는데 내년에 혜산세관이 열린다는 소문이 퍼져 모두가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세관문이 열린다는 것은 밀수도 가능해진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며 “혜산은 밀수로 먹고사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밀수꾼들이 더욱 반기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편에서는 의구심을 드러내는 주민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혜산시의 한 주민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2년 전부터 세관문을 연다고 하다가 여태 이러고 시간이 흐른 것”이라며 “결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믿기도 어려우며 가봐야 알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혜산에서는 내년에 세관이 열린다는 소문에 원·위안화 환율이 상승해 1위안에 1000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금은 중국 돈을 거둬들이려고 하지 내놓는 주민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1000원 아래로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