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7형 성공에 취한 北… “7차 핵시험 바쁘지 않다” 말 나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탄두 두 개 이상 실을 수 있다 판단…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성공했다 평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11월 29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가운데, 내부에서는 최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중심으로 핵 투발수단 개발 수준을 치하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7차 핵실험도 당장 급하지 않게 됐다’는 자체 평가를 할 만큼 위력적인 엔진 개발 및 시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게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국방과학원과 군수공업부는 최근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통해 엔진 출력이 확대되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방과학원과 군수공업부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를 탄두부에 싣고 미국 본토까지 발사시킬 수 있는 강력한 출력을 가진 엔진을 개발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했을 때,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최대 정점 고도 6040.9km까지 상승해 거리 999.2km를 4135초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1만 5000km를 넘는 사거리를 날 수 있고, 이는 미국 전역을 타격권에 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는 엔진 6개를 장착할 경우 핵탄두를 소형화하지 않고도 탄두부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인 화성-17형에 실을 100kg대의 소형화된 핵탄두를 만들기 위해 7차 핵실험을 반드시 강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화성-17형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서 내부에서는 “핵시험이 바쁘지(급하지) 않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500~600kg짜리 탄두를 두 개 이상 실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북한 당국은 이번 화성-17형 시험 발사에서 정확한 목표지점에 미사일이 낙탄돼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북한의 화성-17형 시험발사가 속도 마하 22(음속의 22배)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마하 20을 넘으면 ICBM으로서의 제원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화성-17형은 정상 각도가 아니라 고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내부에서는 대기권 재진입 뿐만 아니라 탄착의 오차범위를 500~700m까지 줄이는 등 정밀 유도기술까지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방과학원과 군수공업부의 기술 개발자들을 크게 치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북한은 화성-17형 개발과 발사에 기여한 군 인사들의 계급을 올려줬고, 이례적으로 사람이 아닌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영웅 칭호 부여와 함께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한편, 소식통은 7차 핵실험 시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발동기(엔진) 시험이나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과 상관없이 시간표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