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은 죽음뿐” 강연회…청년들은 ‘시큰둥’

강한 단속에도 청년들은 여전히 한국 영화·드라마 시청…새 세대 사상 교양 주력하는 北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29일 “세대가 바뀌고 혁명이 전진할수록 더욱 투철한 반제계급 의식을 지니자”고 촉구했다. 사진은 평양 중앙계급교양관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북도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자본주의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주문하는 내용의 강연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위원회는 지난 16~19일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은 죽음뿐’이라는 제목의 강연회를 진행했다.

북한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불법 영상물 시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청년들 속에서 이 같은 행위가 끊이지 않고 지속되자 청년들의 사상 단속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강연회는 시 청년동맹 일꾼들이 직접 나와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강연자는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은 청년들의 사상과 정신을 썩게 만든다”면서 “동유럽 국가들이 붕괴한 원인도 자본주의 날라리풍과 황색 바람에 물젖은 청년들에게 원인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연자는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악랄해지고 있는 지금 우리 청년들은 남조선(남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불순녹화물을 몰래 보거나 유포시키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북한은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청년들이라며 청년들의 사상 무장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청년들은 “사상이 밥을 먹어주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우리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괴로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이번 강연회에 참가한 청년들은 강연 내용을 귓등으로도 들으려 하지 않고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청진시의 한 청년은 눈만 뜨면 교양 사업을 받아야 해 너무 피곤하고 환멸이 느껴진다면서 지금 청년들은 예전 세대와는 다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며 “아무리 청년들을 교양하려고 해도 세상 물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청년들의 사상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다른 나라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잘 산다는 국가라면 누가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을 가지겠느냐”며 “청년들이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을 갖는 원인은 못 먹고 못사는 나라에서 만세만 강요하는 지도층에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