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대에 지방 의대생들 편입시키라 지시 내려져…무슨 일?

최대비상방역체계 91일 내적 총화…현장 동원된 평양의대생들 자질·태도 문제 제기돼

평양의학대학
평양의학대학. /사진=’echo of truth’ 유튜브 화면캡처

최근 북한 최고의 의료일꾼 양성기관인 평양의학대학(이하 평양의대)에 지방의 의대 재학생들을 편입시킬 데 대한 지시가 전국 교육부들에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지난 5일 각 도 교육부에 2023년 새 학년도 평양의대 편입생 모집 뽄트(TO)를 각 지방 의학대학 재학생들로 구성할 데 대한 중앙당의 지시문이 교육성(고등교육성)을 통해 포치됐다”고 전했다.

이번 지시문에는 ▲평양의대가 재학생들의 임상의학, 기초의학, 의학과학 과목 성적을 날카롭게 채점, 분석, 종합해 성적 미달자는 절차에 따라 수료나 퇴학 조치할 것 ▲지방의대 재학생 중 대학의 추천으로 실력이 높은 인재들을 평양의대에 편입시킬 것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북한은 그 구체적인 배경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당 과학교육부는 이달 초부터 보건, 과학, 교육 부문 사업의 올해 사업을 총화하고 이를 기초로 내년 사업 방향을 정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 지난 5월 12일부터 8월 10일까지 실시됐던 최대비상방역체계 기간 방역 현장의 부적절한 사례들을 보건성으로부터 보고 받게 되면서 평양의대에 지방 의대생들을 편입시키라는 지시를 내리게 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앞서 보건성은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최대비상방역체계가 가동된 91일간 동원된 보건의료 및 의학 교육 부문의 사건 사고 및 사업 실태 분석 결과와 방역 현장에서 파악된 동향, 대상별 평가 내용을 당에 상세히 보고했다고 한다.

실제 보건성은 평양의대 재학생들이 동원된 현장에서 좋지 않은 사례들이 많이 발견됐다면서 그 원인으로 평양의대 학생들의 실력과 자질이 부족하고 당의 보건 전사로서의 사상 관점과 태도가 불량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평양시 구역별 비상방역 구급 대책 현장 의료일꾼들의 평가에 따르면 평양의대 재학생들은 주 담당 의사가 기초적인 구급 대책과 약물 처방을 지시해도 헤덤비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의학 전문용어를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평양시 중구역 비상방역 현장에 동원된 평양의대 재학생들은 눈치만 살피면서 방역 의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환자의 증상에 따라 대책을 세워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도 전문 분야가 다르다면서 뒷짐 지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보건성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받은 중앙당 과학교육부는 평양의대가 2년 전 11월 사건 이후에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나라의 보건의료 부문의 미래를 떠메고 나갈 학생들에 대한 정치사상 교양과 의료전문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보고 1호 비준을 받아 이번 지시를 내리게 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여기서 언급된 2년 전 11월 사건은 지난 2020년 11월 15일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평양의대 당위원회의 범죄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한 일을 말한다.

이에 중앙당은 이번 지시문을 내리면서 평양의대 재학생들의 실력을 전면 재평가하는 사업을 올해 학년말시험(기말고사)과 동시에 진행할 것을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중앙당 지시에는 ‘최대비상방역체계에서 당과 국가의 결정에 따라 부족한 의료 역량을 보강하기 위해 평양시 비상방역 구급 대책 현장들에 의대 학생들을 총동원해 파견했는데 유독 평양의대 학생들에 대한 평가가 낙후했다는 것은 전문적 자질 부족과 심각한 사상적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담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 지시문이 지방 교육부들에 내려오고 각 지방 의대들에도 포치되자 지방에서는 지방 의대에 실력이 더 좋은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실력 위주로 철저히 검증해 편입생을 올려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평양의대 편입은 성적이 우수한 지방 의대 1, 2학년생들에만 국한되며, 내년 새 학년 새 학기부터 평양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편입생 선발 사업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