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 지역에서 탈북, 밀수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국가보위성이 ‘밀로를 철저히 장악하고 차단하라’는 내용의 특별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이 지난달 말 국경 지역 보위 기관들에 조성된 정세에 맞게 국경 밀로를 장악하여 불법 밀수나 탈북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울 것을 강조하는 내용의 지시문을 하달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국가보위성 지시문에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사격을 허용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지시문이 내려지게 된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삼지연시와 보천군에서 지난 9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5차례의 밀수와 탈북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것이 국가보위성에 보고되면서 국경 밀로 통제 강화 지시가 내려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양강도 삼지연시와 보천군 보위부는 국경 마을에 보위원들을 추가 배치해 밀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혜산시 보위부는 지난 1일부터 국경연선 지역 담당 보위원들에게 사상 이상 동향자들에 대한 감시를 놓치지 말고 할 것과 체제에 반하는 행위, 즉 밀수나 탈북 움직임을 보이는 대상은 즉시 체포해 처벌하라는 지시를 포치했다.
특히 보위부는 국경 지역 밀로 주변으로 접근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체포하며, 현행범은 현장에서 사살해도 된다고 보위원들에게 통보했다고 한다.
국경 지역에 잘못 접근했다가는 자칫 간첩이나 밀수 행위, 탈북 시도를 한 것으로 간주돼 처벌받고 심지어는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 김정숙군과 후창군 보위부는 이달 들어 인민반장들로 밀로 감시반을 조직해 보위원들과 함께 주요 밀로 구역을 감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반장들은 수상쩍은 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일명 ‘못방망이’를 소지한 채로 밀로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국경경비대와 폭풍군단 군인들이 국경을 잘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전부 기동순찰대와 규찰대까지 다중으로 국경연선을 지키고 있는데 무엇이 마음에 놓이지 않아 이 난리를 피우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금 보위부 등 법기관들에 의한 국경 주민 탄압은 유사시를 방불케 한다”며 “총포성 없는 전쟁터나 다름없는 국경 지역에서 밀로 차단을 언급하며 요란을 떠는 것은 지나친 통제에 반발하는 주민들을 탄압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