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에도 강행군 훈련하다 그만…2군단서 군인 추락사

군인들 영양 부족 심각한데도 고강도 훈련에 내몰아…부대에선 '본인 부주의'로 매듭 지어

조선인민군
훈련 중인 북한 군인.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화면캡처

최근 북한군 2군단 소속 8경보병사단에서 군인 1명이 훈련 중 추락사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3일 개성시 개풍군 주둔 북한군 제2군단 8경보병사단(132군부대) 4대대에서 훈련 중 추락사고로 군인 1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군인은 군에 입대한 지 3년이 조금 넘은 20대 초반의 김모 씨로, 그는 사고 당일 사단 주 훈련 과정에 따라 수직 벽 오르기 훈련을 받던 중에 밧줄을 놓쳐 15m 높이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북한군 2군단 8경보병사단은 전방 지역 소재 전투 군부대로서 후방 지역 군부대들과 달리 매주 실탄 사격 훈련과 도하(渡河) 훈련, 벽 타기 등 다양한 실전 훈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배급 수송 과정에서의 부정부패로 실제 군인들에게 공급되는 식사량이 매우 적어 군인들이 배고픔에 시달리거나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에서 훈련을 받고 있어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사망한 김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군입대 후 열악한 군 생활과 부실한 식량 문제로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에서 강도 높은 훈련에 내몰렸다고 한다.

김 씨는 이렇듯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에서 강행군 훈련을 이어가던 중에 결국 자신의 몸을 이겨내지 못해 밧줄을 놓쳤고, 15m 높이에서 떨어져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게 된 것이라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전연(전방) 지역에서는 군대 복무를 하는 청년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과도한 훈련에 내몰려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곤 한다”면서 “그러나 군에서는 훈련 과정에 발생하는 사고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치부하면서 훈련 중 사망하거나 불구가 된 군인들에게 ‘전사증’이나 ‘영예군인증’을 발급해주는 것으로 무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군에서는 이번 사고가 본인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매듭을 짓고 있다”며 “본인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사망한 군인에게 ‘전사증’ 발급조차도 해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