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힌남노’ 대응책 강조했지만 강원도 곳곳서 피해 잇따라

강풍에 지붕 날아가고 전봇대 넘어져…농경지 침수 규모도 상당해 올해 추수 기대하기 어려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에 대응해 각 부문에서 진행 중인 피해막이 사업을 소개하며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북한 강원도 곳곳에서 살림집들이 파괴되고 담장과 전봇대들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강원도 고성, 금강, 김화, 창도군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강풍에 살림집과 시설물이 무너지고 쏟아져 내린 무더기 비에 농경지와 도로 등이 침수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고성군과 금강군에서는 6일 새벽 강풍에 가로수와 전봇대가 넘어지고 지붕이 날아가는가 하면 폭우에 살림집들이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고성군의 구읍리와 고봉리 등지에서는 강풍과 폭우에 30여 세대의 주택이 파괴, 침수됐으며, 장포리와 삼일포리에서는 살림집들에 빗물이 거세게 들이쳐 살림살이들이 떠내려가고 기초바닥이 다 보일 정도로 파이는 일도 벌어졌다.

또 김화군에서는 지난 4일부터 내린 폭우로 10여 세대의 살림집들이 물에 잠기고 강풍에 곡물들이 넘어지는 등 농경지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화군 상산리와 관호리 등지에서는 강풍과 폭우에 판자로 지은 농가 창고와 울바자(담장)들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특히 상산리에서는 수십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돼 올해 추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창도군에서도 밤새 쏟아진 폭우로 일부 농촌 마을 살림집 지붕이 통째로 날아가고 도로에 심은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으며, 탈곡장과 선전물들이 파괴되는 등 각종 피해가 연이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식통은 “며칠 전부터 태풍 대책을 철저히 세우라고 강조했지만, 강원도는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고 물도랑 째기 외에는 특별한 대응 방법이나 요령이 없어 강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면 사실상 피해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현재 도에서는 각 지역의 피해 현황에 대한 조사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피해 규모와 상황이 종합되지 않았다”며 “지금도 추가적인 피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20년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을 잇따라 겪으면서 큰 피해를 봤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마철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인해 농사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과 5일 수도 평양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하에 국가재해방지사업총화회의가 진행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재해방지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은 국가의 번영발전과 인민들의 생명수호를 위한 중요한 사업이며 우리 세대는 물론 후대들을 위하여서도 반드시 모든 사업에 앞세워나가야 하는 중대혁명과업”이라며 국가위기대응능력 건설 방향에 대한 당중앙의 구상을 피력하고 국가의 재해방지능력을 최단기간 내에 새로운 높이에 올려세우기 위한 구체적인 과업과 실행 방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