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시장 통제 잦아지자 최근 1년새 장세 2배로 인상

매대 크기, 품목, 자리에 따라 차등 징수…여러 명목으로 장세 올려받아 상인들 '불만'

2018년 11월에 촬영된 북한 함경북도 라진(나진)시장 정면.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코로나로 시장을 폐쇄하거나 통제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일부 시장의 장세가 2배 이상 인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짐 보관비까지 합치면 상인들이 하루에 5만원 이상 세금을 내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북한 시장에서 상인들이 시장관리원에게 매일 내는 장세는 북한돈으로 8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양시 대성구역에 위치한 룡흥시장의 경우 상인들은 최소 하루 8000원의 장세를 시장관리소에 납부하고 있으며, 장세는 매대의 위치나 크기, 장사 품목에 따라 차등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만 해도 룡흥시장의 장세는 4500원이었지만, 현재는 기본 장세만 2배 가까이 올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다른 지역의 시장에서도 비슷한 기준으로 장세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남포특별시와 가까운 평안남도 온천시장은 가로 60cm, 세로 100cm의 매대 규격에서 10cm가 늘어날 때마다 상인들에게 1300원의 추가 장세를 징수하고 있다고 한다.

또 판매하는 물품이 식료품인지 공업품인지, 공업품 중에서도 잡화인지 가전기기인지 등에 따라 장세를 다르게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곡물과 과일이나 채소 등 식료품은 기본 장세만 받지만, 가전기기나 의류 등의 공업품을 판매할 경우에는 장세가 비싸진다.

특히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통로 자리는 구석 매대보다 선호하는 상인들이 많기 때문에 시장관리소는 5000~6000원 정도 더 많은 장세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공업품을 통로에서 판매하는 상인들은 많게는 2만원이 넘는 장세를 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밖에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강계시장에서는 반(半)자리, 한자리로 구분해 장세를 달리 받고 있다. 매대 하나를 절반으로 나눠 쓰는 상인들은 8000원의 기본 장세만 내지만, 한자리 이상을 차지하는 상인들은 하루에 1만 2000원에서 1만 5000원의 장세를 내고 있다.

역시 통로나 시장 입구 등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은 상인들은 하루 4000원의 장세를 더 내야 한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전국의 시장관리소는 짐 보관 비용을 장세와는 별도로 징수하고 있어 상인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계시장의 경우 짐 보관세를 당일권, 일주일권, 한달권으로 나눠 징수하며, 당일권은 짐의 부피와 개수에 따라 5만원부터 시작한다.

부피가 크고 값이 비싼 공업품은 상인들이 매일 들고 다닐 수 없어 한달치를 한꺼번에 계산하는데, 고액 결제를 하는 경우에는 일부 할인을 적용해 주기도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시장관리소가 여러 가지 명목으로 장세를 올려 받고 있어 상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시장에 따라 시장관리소 정책이 달라서 장세도 차이가 있는데 우리 지역은 관리원 마음 내키는 대로 장세를 요구하기도 한다”며 “통로 쪽을 맡은 사람들에게 하루에 두 번 장세를 거둬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평양 소식통도 “장사는 안 되는데 장세는 갈수록 높아져 손에 쥐는 돈이 없다”며 “봉쇄가 길어지면서 시장관리원들도 돈을 못 벌었으니 장세를 올려서 간부들 배불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