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해프닝 벌어진 양강도, 돌림감기 환자 ‘3일 격리’ 지침 내려

기침·재채기하면 돌림감기로 보고 격리해야…의사들 매일 세대 돌지만 주민들은 발열 숨겨

2018 북한 혜산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양강도에서 유열자(발열자) 발생으로 봉쇄령이 내려졌다가 돌림감기로 밝혀지며 하루 만에 봉쇄가 해제되는 해프닝이 벌어진 가운데, 북한은 주민들에게 돌림감기 증상이 발생하면 3일간 격리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최근 양강도 비상방역지휘부가 감기 증상 환자들이 발생하면 3일간의 격리 생활을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이번 지시에 따라 감기에 걸리거나 유사 증상이 발견되면 자택에서 3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 비상방역지휘부는 최근 양강도 발열자 발생 지역에 긴급한 봉쇄조치를 취하게 된 원인이 돌림감기를 제때 진단하지 못하고 코로나로 오진했기 때문이라면서 돌림감기를 미리 막고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환자들은 3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고 포치했다.

앞서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달 25일 양강도에서 4명의 발열자가 발생해 해당 지역을 봉쇄했다고 전했다가 이튿날인 26일 이들이 모두 돌림감기 환자로 밝혀졌다며 봉쇄를 해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도 비상방역지휘부는 이번 지침을 내리면서 “돌림감기는 바이러스(비루스)에 감염되며 묻어나는 급성 기성 질병이며, 감염자의 기침, 재채기에 의한 공기 전파나 오염된 물건을 통해 전파됨으로 반드시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기침과 재채기만 해도 돌림감기로 판단하고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에 주민들은 “장마당에 하루만 안 나가도 하루 식량문제 해결이 어려운데, 3일씩이나 격리 생활을 하면 가족 식량은 누가 해결해주느냐”며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다만 지역 전체가 봉쇄되는 코로나와 달리 돌림감기는 본인만 3일간 격리 생활을 하면 된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그나마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북한이 코로나 사태 종식을 선언한 이후에도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호담당 의사들이 매일 아침 담당 지역을 돌면서 주민들의 열 체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들은 발열 증상이 나타난 주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일 세대를 방문하지만 정작 상태는 보지 않고 다른 증상이 없는지 묻기만 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 속에서는 “아침부터 할 일이 없느냐”는 등 비꼬는 말들도 나오고 있고, 한편에서는 코로나가 의심되는 고열 환자들은 자신들의 상태를 숨기기 쉬운 조건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코로나 증상에 대해 말을 한다고 해도 약 해결이 되지도 않고, 또 오랜 기간 밖에 나오지 못하고 격리 생활을 해야 하며, 더 나아가 지역봉쇄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본인들의 병 상태를 숨기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생계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는 주민들은 전면 봉쇄되면 생계난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도 말하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