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 군수공업지구 종사자용 가스공급 시설 짓는다…黨 배려?

내년부터 국정 가격에 구매 가능할 듯…일각선 “가스 팔아 식량 구매가 우선” 목소리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평안북도 국경지역. /사진=데일리NK

북한 평안북도 대관군 군수공업지구 종사자들에게 내년부터 국정 가격으로 가스가 공급될 전망이다. 현재는 시장 가격으로 비싸게 구매하고 있지만, 당국이 대관 군수공업지구 종사자 전용 가스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가스 구입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대관군 가스충전사업소 산하 가스충전소, 가스공급소를 늘려 대관군 군수공업부문 발사장, 사격장, 시험소 종업원과 그 가족들의 가정용 가스와 통근버스 가스를 전용으로 공급할 데 대한 당중앙의 지시에 따라 해당 지역에 시축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추가로 지어질 가스충전소는 2개, 가스공급소는 1개이며, 현재 북한은 이 가스충전소들에 시간당 1대의 버스에 가스 연료를 충전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당 중앙의 지시로 시험소, 발사장, 시험장이 밀집된 대관 군수공업지구에 전용 가스충전소와 가스공급소가 세워지면 내년부터 가정용 가스와 공업지대 출퇴근 버스 연료용 가스가 국정 가격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가정에서 취사용 가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가격보다 싼 국정 가격에 가스를 구매할 수 있게 되면 대관 군수공업지구 종사자들의 가계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대관 군수공업지구 종사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당중앙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평안북도 당위원회 군수공업비서가 직접 현지에 내려왔다”며 “9월 초에 착공해 내년 봄부터 정상적인 가스 공급과 판매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대관 군수공업지구 1200여 명의 연구사, 노동자들에게 분기마다 15kg의 가정용 가스를 조기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안북도에서 유일하게 별도의 승인번호를 발급받아야 출입 가능한 군수기지인 대관 군수공업지구 종사자들이 가스 구매에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환호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소식통은 “영변 못지않게 중요한 곳이 대관 군수공업지구인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복무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가정용 가스가 국정 가격에 공급된다는 것은 파격적이고, 이것은 군수공업지구 종업원들이 간부 대우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가스공급보다는 식량 배급이 우선’이라는 엇갈린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배급만으로는 식량이 턱없이 부족한 조건에서 가스를 국정 가격에 사고 그 가스를 시장에 가져다 팔아 남는 돈으로 낟알을 사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실제 소식통은 “대관군 읍 ‘가스집(가스를 넘겨받아 소매하는 개인 판매자)’들만 배부르게 됐다”면서 “아무래도 식량 사정이 안 좋은 세대들에서는 배곯으면서 가스를 쓰는 게 격에 안 맞으니 가스집에 가스를 넘겨주고 장마당에서 쌀을 사야 하겠다고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가스충전소와 가스공급소 건설은 평안북도당 자금으로 예산을 배정했다”면서 “이 사업을 비준하면서 중앙당에서는 전국의 도 군수공업비서들이 앞장서 책임지고 자기 도내 군수공업 특구 종사자들에 대한 물, 불, 쌀을 해결하는 데 힘을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