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 부문 성과 부진 질책한 北…창작가들 ‘현장 체험’ 시켜

건설장·공장·농장 등에 수십 명씩 묶어 현지 습작조로 파견…갑작스러운 체험 지시에 '끙끙'

북한 국립연극단.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몇 년째 성공적인 작품들을 내지 못하고 있는 문학예술 부문을 비판하면서 창작가들 각종 건설장에 보내 현장 체험을 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은 1일 “정부는 최근 문학예술 부문이 변화 발전하는 시대의 분위기와 달리 발전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추궁하고 비판하면서 현실체험 창작노선에 따라 모든 작가, 창작가들이 사회주의 건설장의 여러 곳들에 배낭을 풀고 정착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는 문학예술 부문의 작품 장착이 매우 부진하다는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인데, 북한은 현재 문학예술 부문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주요한 원인으로 인재 부족을 꼽고 있다고 한다. 김일성, 김정일 때처럼 창작활동만으로 먹고살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인재 육성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고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4·15문학창작단, 조선작가동맹, 만수대창작사, 삼지연창작사들에서 발전하는 시대와 걸음을 맞추지 못하는 이유가 현실과 동떨어진 감각을 가지고 열정을 깡그리 바치지 않은데 있다고 강력하게 지적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북한은 수십 명의 작가, 창작가 등이 포함된 습작조 수십 개를 꾸려 국경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사회주의 건설장들에 현장체험을 내보내도록 하라는 창작 노선을 제시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정부가 수십 명을 한 조로 무어 현장에 내려보낸 것은 문학 예술인들은 질투와 야심이 강하기 때문에 집체적으로 내려보내야 함께 어울리고 경쟁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내적으로 토론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창작가들은 지난달 하순 평양시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장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건설장들과 공장, 농장들에 내려가 현장 체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창작가들이 단순히 건설장을 거닐면서 글이나 쓰는 것이 아니라 벽돌이나 블로크 같은 무거운 물체들을 지게에 담아 직접 어깨에 메고 운반도 하고, 시멘트 미장도 하고, 농장들에서는 직접 호미나 낫을 쥐고 일하며 체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야만 노동의 희열이 가져다주는 기쁨과 당과 조국을 위해 충성하는 인민들의 고상한 정신세계를 담은 좋은 소설, 영화문학, 수필, 시, 선전화, 화보, 소묘 등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갑자기 창작실에서 쫓겨나 현장에 파견된 창작가 대부분은 건설장이나 공장, 농장에 동원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먹거리도 자체로 해결해야 하고 모든 것이 부족하며 만만치 않은 외지 생활에 노골적으로 불평하지는 못하고 속으로 끙끙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