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올해 주력 건설 사업 중 하나인 연포온실농장의 초기 시공 계획안이 일부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위기 상황과 그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함경남도 군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함주군 연포온실농장 건설 총지휘부는 이달 초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까지 완공 기일을 보장하기 위한 초기 총계획안 중 시공 일정 변경 사항을 담은 건설 지도서를 각 부대 건설 현장 지휘부에 내려보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건설 총지휘부는 농장 살림집, 공공 및 생산건물, 기타건물 건설은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으로 하고 총 852개 온실 호동 중 604개인 박막 수경 온실 건설은 1단계, 2단계로 나눠 1단계는 올해 당 창건일까지, 2단계는 내년 초까지 완공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박막 수경 온실의 절반은 10월 10일까지 내외부를 모두 완공하고 나머지 절반은 외부 골조만 갖춘 상태로 두다가 내년 초에 내부공사를 마저 끝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연포온실농장 건설장에 온 나라 군민이 총동원됐는데도 워낙 건설이 방대해 당 창건 기념일까지 끝내긴 힘들다”며 “지난 5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거의 두 달은 건설 현장들에 코로나 격리 인원이 발생해 노력 부족이 심했다”고 말했다.
실제 건설자들 가운데 코로나 감염 의심자들이 발생하면서 건설 현장에는 천막을 친 격리병동이 생겨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건설 총지휘부 지시에 따라 격리병동은 7월 말에 전부 철거됐고, 격리돼 있던 군인과 사민들은 각각 부대와 집으로 돌려보내졌다고 한다.
소식통은 “4차에 걸친 건설 노력 교체로 노력은 보장됐는데 이제는 여기저기서 철근, 토목, 연유 등 자재가 떨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며 “건설 총지휘부도 지금 상태로는 온실 준공 기일을 보장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이런 지시를 내려보낸 것 같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전했다.
현재 함경남도 함주군에 지어지고 있는 연포온실농장은 앞서 건설된 함경북도 경성군 중평남새(채소)온실농장보다 규모도 크고 생산능력도 2배에 이르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직접 연포온실농장 착공식에 참석해 10월 10일까지 건설을 끝내라고 언급한 만큼 총지휘부는 초기 계획을 최대한 달성해 제 기일에 1호 보고를 올릴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공 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인 문제들과 변수를 고려해 불가피하게 박막 수경 온실 시공 계획은 일부 조정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현재 건설 총지휘부에서는 부대별로 맡겨진 건설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재, 연유를 자체적으로 보장하라고 지시해 각 부대는 전쟁 등 유사시에 쓰기 위해 비축해둔 비상 연유를 연포온실농장 건설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부대들에서는 총참모부와 국방성 연유국으로부터 이미 전시 연유 사용 승인을 받았고, 총참모부와 국방성 연유국은 부대별로 연포온실농장에 선(先) 투입한 연유에 대해서는 후(後)에 보장해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건설 총지휘부는 전국의 사민들로 꾸려진 돌격대 건설 지휘부들에 농장 살림집과 공공 및 생산건물 건설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