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원대 향해 치솟던 北 쌀값 ‘주춤’…옥수수값도 다소 하락

이달 초 국가식량판매소에서 쌀·옥수수 판매되면서 시장 곡물 가격 하락에 영향준 듯

2018년 10월께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 풍경. 무언가가 담긴 포대를 들고 있는 주민과 돈을 세는 주민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1kg에 7000원대를 향해 가던 북한 쌀값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북한 당국이 최근 쌀과 옥수수를 국가식량판매소를 통해 판매하면서 시장 곡물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시장 물가 조사 결과 지난 8일 기준 북한의 쌀 가격은 1kg에 평양 6000원, 신의주 6100원, 혜산 6350원으로 나타났다. 2주 전인 지난달 26일 조사된 쌀 가격과 비교할 때 지역별로 3~7%가 하락한 것이다.

올 1월 1kg에 4000원대 중반 가격으로 거래됐던 북한 쌀값은 지속 상승해 지난달 말 전국적으로 6000원대를 넘어선 바 있다.

물가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진 양강도 혜산의 경우 지난달 말 쌀 1kg이 6800원에 거래돼 7000원대에 근접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해 6000원대 초중반으로 내려앉았다.

북한 저소득층의 주식인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전국적으로 다소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8일 기준 북한 시장에서 강냉이는 1kg에 평양 2980원, 신의주 3100원, 혜산 3200원에 판매됐다. 신의주의 경우에는 강냉이 값이 지난달 말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평양과 혜산은 각각 4%, 6%가 하락했다.

북한 곡물 가격 상승세가 이달 들어 다소 꺾인 것은 당국이 이달 초 식량판매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곡물을 판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평양을 비롯해 황해북도 사리원, 황해남도 해주, 평안남도 평성 등에서 이달 들어 국가식량판매소를 통한 쌀과 옥수수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양강도나 평안북도에서도 곡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미뤄볼 때 그 밖의 주요 도시에서도 국가 주도의 곡물 판매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소식통의 따르면 이달 초 식량판매소에서는 쌀이 1kg에 4000원대, 강냉이 1kg은 1000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주민들에게 판매됐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이번에 식량판매소에서 팔아준 쌀과 강냉이는 국산이 아니라 중국산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미뤄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을 주민들에게 판매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게 식량판매소에서 판매하는 쌀과 옥수수는 시장 가격보다 30~50%가 저렴해 식량판매소에서 곡물 판매가 이뤄지면 시장가가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시장에서의 수요가 감소하는 데다 식량판매소를 통해 구입한 쌀이 역으로 시장에 흘러 들어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식량판매소는 곡물 공급량 부족으로 한 달에 한 번꼴로 쌀이나 강냉이 또는 채소를 판매하고 있어 시장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있다.

이에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인 북한 곡물 가격이 앞으로도 하락하는 경향을 보일지,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을까지 또다시 고공 행진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