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공장 밀집한 자강도도 식량난 심각…아사자 발생하기도

강계·만포 등에서 '절량세대' 속출…"주민들 식량 공급 등 정부서 대책 내놓길 기대"

북중 국경지대의 북한 가옥.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최근 식량난에 따른 ‘절량세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군수공업 기지인 자강도의 주민들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식량부족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최근 강계시와 만포시를 비롯한 일부 도시들에서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강계시에서는 군수공장 다니는 노동자들마저도 배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군수공장이 밀집한 지역인 자강도의 주민들은 대부분이 군수공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국가에서 주는 배급은 물론 공장에서 금속을 빼돌려 판 돈으로 생활을 유지해왔으나 국경봉쇄 장기화 여파로 자강도 주민들 역시 이중삼중의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경봉쇄가 계속되면서 금속 밀수 판로가 차단됐고, 이로 인해 웬만한 주민들이 식량을 구매할 기본적인 능력조차 상실하게 되면서 절량세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자강도 주민들의 식량난은 올해 2월부터 본격화됐다. 특히 지난 3월부터는 간혹 내려지던 가족 배급마저 중단되면서 직장에 다니는 노동자 1명의 배급으로 전체 식구가 먹고살아야 하는 형편이 됐다.

이 때문에 식구가 많은 세대는 식량부족으로 아이들이 학교에도 나가지 못하고, 심지어는 가족 전체가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군수공업 종사자들만큼은 반드시 배급을 보장해주던 지난 시기와 비교해보면 북한 내부의 식량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소식통은 “강계시 주민들은 대체로 양강도 혜산시와 거래하면서 계절에 따라 밀수 품목을 주문받아 돈벌이를 해왔는데 전염병 사태로 2년 넘게 국경이 막히면서 밑돈이 드러난데다 배급 마저 제대로 못 받아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말에는 강계시에서 노부부가 굶어 죽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부부 시신이 발견된 집에는 쌀 한 톨, 소금 한 알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변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 중순에는 만포시 강안동에서 생활난을 견디지 못한 한 여성 주민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도 벌어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요즘 곳곳에서 식량난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가고 있다”며 “주민들은 국경을 열든, 식량을 공급해주든 정부에서 어떤 대책이라도 내놓길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재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