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서 원·달러 환율 8000원대로 올라서…가파른 상승세

달러 강세 정보 유입에 돈주, 환전상 등이 대대적으로 사들여…주민들 "일시적 현상이길"

달러
미국 100달러 짜리 지폐. /사진=pixabay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원·달러 환율이 8000원대로 올라선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지난 16일부터 혜산시에서 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형국”이라면서 “지난주부터 돈주들과 무역 부문에서 외화를 대대적으로 사들이면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혜산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7000원대에 머물러 있다가 18일을 기해 8000원대로 올라섰다. 실제 지난 18일 기준 혜산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8300원을 기록했다.

이렇듯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원·위안 환율은 900원대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외부와 연락을 꾸준히 주고받는 북한 내 송금 브로커들과 외국산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통해 세계적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정보가 흘러 들어가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북한 내에서는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입소문도 퍼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돈주들과 환전상들, 무역종사자들이 달러를 대대적으로 사들이고 있고, 이렇게 달러를 팔려는 사람보다 사들이려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로 국경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주민들의 돈벌이 방법도 변화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국제시장 정보를 얻어 이용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국제시장에서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정보를 습득하면 달러를 사들이고, 내릴 것 같다는 정보가 있으면 달러를 팔아버리는 식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앞으로 환율이 1만 원 이상으로 오르면 주민들은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은 최근 급격하게 뛰어오른 환율이 일시적인 현상이길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18일 기준 혜산시장에서는 쌀 1kg이 6600원에, 강냉이(옥수수) 1kg은 3300원에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일 본보가 시행하는 정기 물가 조사 당시 혜산시장 쌀 가격과 옥수수 가격이 1kg당 각각 6200원, 315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400원과 150원 오른 셈이다.

북한 매체는 앞서 16일 대체 곡물인 밀·보리의 수확이 마감 단계에 접어들어 전국적으로 98%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식량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것은 올해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북·중 무역 감소로 쌀 수입량이 줄어든 것 역시 식량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생활난은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물가 현상에 하루 끼니를 마련하는 것조차 전전긍긍하는 세대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